지난해 가계부채가 사상최대 규모인 900조원에 달한 가운데 경기불황이 길어지면서 신용대란이 중산층에게까지 전이되고 있다. 지난해 월소득 300만원 이상의 중산층에서 신용회복지원절차(워크아웃)를 신청한 건수가 전년동기 대비 27%나 증가한 것이다. 특히 3개월 미만의 초기 연체자를 대상으로 한 프리워크아웃 신청자 수는 40% 이상 늘었다.
정부가 금융권을 공개적으로 압박하면서 전방위에 걸쳐 가계부채 줄이기에 나서고 있지만 신용불량에 빠지는 사람들은 오히려 늘어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 월소득 300만원 이상의 워크아웃 신청건수는 480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377건)보다 27.3% 증가한 수치다.
월 300만원 이상 소득자 가운데 금융권에 3개월 미만 연체가 있는 프리워크아웃 신청자의 증가세는 더 가파르다.
지난 2010년 213명에 불과했던 신청건수는 지난해 302명으로 41.8%나 급증했다.
프리워크아웃 신청자 증가는 파산 직전에 놓인 개인채무자들이 많다는 의미로 월소득 300만원 이상 중산층의 몰락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가능하다.
절대적인 부채규모도 급증하는 추세다. 개인워크아웃 신청자 가운데 부채규모 2,000만원 이하는 총 4만3,814명으로 지난해보다 6.3% 줄었지만 부채가 1억원을 초과하는 신청자는 1,695명으로 20.6%나 증가했다.
신용회복위원회 관계자는 "경기악화로 부채 원금은 물론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경우가 늘면서 워크아웃 신청건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