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채권은 고금리의 이자뿐만 아니라 특히 한ㆍ브라질 양국간 조세협약에 의거한 이자수익의 비과세 혜택까지 있어 투자자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고 금융기관에서도 전가의 보도처럼 투자자들에게 강력히 추천한 상품이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브라질채권 인기가 시들하다.
더 이상한 것은 브라질채권 투자의 큰 장벽이었던 토빈세가 폐지 공표된 지난 6월초 이후부터는 브라질채권에 대한 관심보다는 우려에 가까운 시선이 많았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고금리 상품에 투자하는 캐리-트레이드(Carry-Trade) 관점에서 살펴보면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브라질채권 투자의 흐름을 보면, 달러화나 엔화같은 선진국 통화를 저금리로 조달해 브라질 통화인 헤알화로 환전하고 브라질채권와 같은 고금리에 투자한 후 투자만기 시점에서 다시 차입통화인 달러나 엔으로 환전해 회수하는 구조를 띤다. 투자구조를 분해하면, 조달금리, 운용금리, 환율로 나뉠 수 있다.
최근 경제 회복세에 따른 미국 정부의 출구전략 검토는 캐리-트레이드에서 조달금리 상승을 의미한다. 과거에 높은 수익률을 찾아 미국을 빠져 나갔던 자금이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서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는데, 이는 그 동안 캐리-트레이드의 주요 운용처였던 브라질 등의 신흥국에서는 자국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자본유출을 의미하고 이는 신흥국 통화 약세로 나타나고 있다. 캐리-트레이드 자금은 조금 괜찮은 정도의 수익률에도 높은 위험을 감수해 왔는데, 이는 운용금리보다는 조달금리가 캐리-트레이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캐리-트레이드 자금흐름에서 운용금리가 높아 보일지라도 조달금리가 약간 높아진다면, 급격한 캐리-트레이드 청산이 나올 수 있고 회수시점에서 환율 요인에 의하여 최종 수익이 크게 훼손될 수도 있다.
브라질 채권투자는 여전히 매력적인 상품이지만, 글로벌 자금흐름에서 보면 이제 인기 있는 투자처로 보긴 어렵다. 브라질채권이 제공하는 헤알화 표시 고금리는 회수시점에서 환율요인으로 수익은커녕 손실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노승규 하나은행 강남웰스매니지먼트(WM)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