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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사망자가 발생한 인플루엔자A(H1N1ㆍ신종플루)가 올 가을 대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개인들의 공포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민 3명 중 2명은 '신종플루 때문에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더욱이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생산도 늦어지면서 유일한 예방법은 '물이 보일 때마다 손을 씻어라'는 박승철 국가신종플루대책 자문위원장의 말처럼 개인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몸의 면역력을 높여 바이러스 침입에 대비하는 것뿐이다. 한의학계에서는 신종플루를 어떤 질환으로 보고 있을까. 최현 압구정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한의학에서 바라본 신종플루의 성격과 예방요령에 대해 알아본다. ◇신종플루는 축축한 열이 동반된 '습열병'= 한의학에서는 발열을 동반한 전염성 질환을 통틀어 '온병'이라고 한다. 온병은 병의 성질에 따라서 크게 '온열병'과 '습열병'으로 나눈다. 온열병은 건조하면서 열을 동반한 것이고 습열병은 축축하면서 열을 동반한 것이다. 최 원장은 "이번 신종플루는 돼지에서 변종된 독감바이러스가 일으키는 감기증상"이라며 "돼지는 몸이 축축하고 습한 동물인 만큼 이번 신종플루는 한의학적으로는 습열병일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일상생활에서 이런 습열병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몸에 습열이 쌓이지 않도록 방향성(휘발성)이 있는 야채(깻잎ㆍ겨자채)나 쓴맛이 있는 야채(고들빼기ㆍ씀바귀ㆍ케일 등)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손을 잘 씻고 혀에 백태가 많이 끼지 않도록 과식이나 야식을 줄이고 땀이 날 정도로 운동을 충분히 해서 몸의 습열이 땀으로 잘 배출되도록 하는 것이 신종플루 감염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최 원장은 "개인의 증상에 따라 필요한 약재를 더하고 감해야겠지만 신종플루에 따른 발열ㆍ기침ㆍ콧물 등에는 감로소독음ㆍ호금청담탕 등 습열병에 쓰이는 한방처방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신종플루 예방법>
▦ 속열 조장하는 식습관을 피하라.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속열을 조장하는 식습관을 피해야 한다. 인스턴트 식품과 달고 기름진 음식, 과식과 폭식, 야식 습관을 삼가고 속열을 내려줄 수 있는 씀바귀ㆍ치커리ㆍ깻잎 등 쓴맛 채소를 많이 먹는다. 육류를 섭취할 때도 각종 쌈과 샐러드를 가급적 챙겨먹도록 하자. ▦ 규칙적으로 운동하라.
운동은 면역력을 높이는 데 아주 좋다. 운동을 하다 말다 하면 오히려 몸만 피로해지고 운동효과를 얻기 어려우니 일주일에 3일 이상 꾸준히 하도록 하자. 거창한 운동만 생각할 게 아니라 산책이나 공놀이로 약간 땀이 날 정도로 한다면 충분하다. ▦ 일찍 잠들어 충분한 수면을 취하라.
잠자는 동안에는 하루의 피로를 풀고 새로운 에너지를 축적해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기를 수 있다. 피로를 풀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깊은 수면인 논렘 수면은 주로 초저녁잠의 단계에 분포하기 때문에 어린이의 경우 늦어도 오후9∼10시에 재우는 것이 좋다. 숙면을 취할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위해 집안을 조용히 하고 늦게까지 TV 보는 것을 삼가자. ▦ 정서적 안정을 취하라.
미국의 한 대학에서 감기 또는 독감 바이러스에 노출시키는 실험을 실시한 결과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람들이 아플 가능성이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학 이후 힘들어 하는 아이를 위해 사랑 표현을 자주 해줘 정서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하자. 스트레스를 줄여줄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면역력을 높여준다. ▦ 30초 이상 손을 자주 씻어라.
손을 자주 씻어 오염원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학교ㆍ학원 등 사람이 많이 모인 장소에 다녀 온 후에는 흐르는 물에 비누칠을 해서 30초 이상 꼼꼼히 씻도록 하자. 손바닥을 마주 잡아 비비고 손가락 사이사이도 철저하게 씻자. ▦ 기침예절을 지켜라.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반드시 휴지나 손수건으로 입을 가리고 기침을 하는 예절이 필요하다. 휴지나 손수건이 없다면 옷소매 등을 이용해 입을 가리고 기침을 한다. 마스크가 있다면 가급적 마스크를 쓰고 기침을 하는 것이 좋다. 주변에 기침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피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