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대선주자 지지율보다 내공부터 키워야

새해 들어 실시된 각종 대선주자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독주양상이다. 한자리 수 지지율에 그치는 2위권 후보들과는 무려 30%포인트 정도 차이가 난다. 특히 이른바 손학규 대표 등 '빅3'로 꼽히는 민주당 대선주자들도 예외 없이 한 자리 수 지지율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정권교체를 위해 수권능력을 키워가는 제1야당의 주자들에 '거물급'이란 이름을 붙이기조차 초라하다. 지난해 6ㆍ2 지방선거 이후 여론조사의 문제점이 지적되는 상황에서 이 수치가 예전만큼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또 이런 수치가 계속 유지되고 벌써부터 대선 행보를 강화하는 게 과연 도움이 될지에 대한 의문도 있는 게 사실이다. 박 전 대표가 대선 행보를 시작했다고 하나 그건 선두주자로서 크게 잃을 게 없는 여유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큰 틀에서 민심의 흐름을 읽기에는 부족하다고 할 수 없다. 민주당 입장에서 경쟁력 있는 대선주자를 키워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이는 민주당이 민생 이슈를 번번이 주도하지 못하고 있는 탓이 크다. 특히 박 전 대표가 '한국형 복지'를 내세워 복지 이슈를 선점하겠다는 일종의 선전 포고를 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박 전 대표를 비판만 할 뿐 대책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이라는 슬로건이 무색해지는 모습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먼저 '친서민' 구호를 외쳤을 때 친서민 정책이 허구라고 구호만 외쳤을 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과거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민주당의 지지율이나 체급이 크지 못한 탓이다. 특히 당헌 및 당규에 보편적 복지를 명문화했음에도 이후 복지에 대한 진전된 논의의 결과물이 없는 현실이 더 아쉽다. 민주당이 현재 전국을 돌며 벌이고 있는 당 개혁특위 공청회에서 주로 지적되는 부분 중 하나가 선명 야당으로서의 색깔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야당으로서의 선명성은 싸움의 기술에서도 드러나지만 정교한 정책적 대안 같은 특별한 무기에서도 빛난다. 그 대안이 굳이 정동영 최고위원이 주장하는 특별위원회 성격일 필요는 없다. 당 내에서 다양한 복지에 대한 주장이 나와서 그 안에서 백가쟁명하는 형태를 보여주지 않으면 특위가 구성된다 해도 지금까지 위원회들이 보여준 것 같은 공허한 주장들만 오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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