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2월 27일] 외국인 투자가 언제 돌아오나

최경수(현대증권 사장)

지난 1993년 자본시장이 개방되고 외국자본이 유입되면서 한국증시는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이후 IMF 외환위기 때에는 주식시장도 전면 개방되면서 외국인 매수가 주가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하지만 당시 코스피지수가 300포인트일 때부터 주식을 매수했던 외국인투자가들은 이후 한국 자본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지난해 외국인투자가들은 무려 37조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일년 내내 매일 평균 1,5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한 셈이다. 이처럼 무차별적인 매도가 가능한 것도 따지고 보면 IMF 외환위기 당시 저가에 주식을 매수해놓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외국인투자가들은 주식을 매도해 투자원금을 회수해갔을 뿐만 아니라 국내 배당총액의 40%를 매년 배당금으로 가져갔다. 따라서 현재 보유 중인 160조원의 잔고는 투자수익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연초에 외국인투자가들의 매수에 힘입어 두번이나 1,200포인트를 돌파했던 코스피지수는 2월 초 외국인투자가들이 다시 매도공세에 나서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로써 2004년 44%까지 올라갔던 외국인투자가들의 주식 보유비중은 최근에는 28%로 낮아졌다. 과거와 비교해보면 외국인투자가들의 영향력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보여지지만 그 부분을 우리 국내 자본만으로 완충역할을 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면이 많다. 외국인투자가들이 한국 증시로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는 우선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과 경제회복에 대한 시그널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한국 금융시스템의 안정과 경제 위험요소를 제거해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속한 구조조정을 통해 부도위험을 제거하고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향상시켜 환율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여겨진다.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우리가 또다시 외국인투자가들의 회귀를 기다리는 것은 안타까운 역사의 반복이 아닐까 싶다. 때마침 자본시장법이 시행된 것을 계기로 한국 자본시장을 한 단계 성장시켜 외국인투자가에게 좌지우지되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중장기 투자문화를 정착시키고 단기적인 환경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대형 투자기관을 육성해 금융강국 대한민국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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