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에서도 인도는 기회의 땅입니다. 주식시장의 성장세를 기대할 수 있고 공사채권에서도 연 7%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유지상(사진)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법인 대표는 2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인도가 신흥시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5년 넘게 미래에셋운용 홍콩법인을 이끌고 있다. 그는 인도의 현재 상황이 한국의 지난 1980년대 초반과 같다며 향후 발전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유 대표는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은 2조달러로 세계 10위인데 1인당 GDP는 1,900달러로 30년 전 우리나라 수준"이라며 "인프라 시설이 갖춰지고 자동차 소비량이 급증하고 있어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강달러 현상과 미국의 금리 인상 시점 때문에 신흥국 투자가 망설여지는 투자자, 급등한 중국 증시에 투자하기 꺼리는 투자자라면 인도가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개혁성향의 모디 총리가 집권한 후 인도증시는 급등했다. 1년 만에 인도의 센섹스 주가지수는 2만2,000선에서 2만7,000선으로 올라섰다. 경제개혁 기대감이 주가를 급격히 끌어올린 것이다.
센섹스 지수는 3월4일 3만24.74포인트로 최고가를 기록한 후 최근 한 달간 조정을 받았다. 유 대표는 올해 인도 증시가 지난해처럼 급격히 오르지는 못하겠지만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가격이 조정을 받고 있는 종목들은 부채비율이 높거나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건설·인프라기업, 부실채권을 많이 보유한 은행들"이라며 "그동안 기대감으로 주가가 2~3배 오르자 단기 조정을 겪는 것으로 개혁이 구체적으로 진행되면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대표가 눈여겨보고 있는 업종은 인프라·건설·정보기술(IT)·제약이다. 그는 "모디노믹스(모디총리의 개혁 정책)는 인프라 구축과 교통 정비를 통해 병목현상을 없애는 것을 경제발전을 위한 선결 과제로 보고 있다"며 "공산국가인 중국만큼 개혁 속도가 빠르지는 않겠지만 현재 여당 힘이 강력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모디 총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도 정부가 고질적인 인플레이션을 누그러뜨림에 따라 선순환 효과도 기대된다. 인도의 인플레이션율은 2008년 12%대를 넘어섰다가 최근 5%대로 진정됐다. 유 대표는 "내수경기 활성화가 인도 정부가 추구하는 지향점"이라며 "제조업 기반을 확충해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고 이것이 인플레이션율 진정과 정부 세수 확대로 이어지면서 선순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연 7% 이상의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인도 채권도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다. 유 대표는 "인도 채권은 연 평균 8.4%, 최소 7%의 연 수익을 제공한다"며 "GDP 규모가 큰 국가 가운데 브라질을 제외하고는 이 정도 채권금리를 제공할 수 있는 공사채는 없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미래에셋운용이 이달 내로 인도 채권형펀드를 국내 시장에 출시하기 앞서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현재 분위기를 전달하기 한국을 찾았다. 미래에셋운용은 채권시장 강세가 향후 3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이자와 가격 매력을 동시에 보유한 인도채권 투자 펀드를 출시하기로 했다.
이 펀드는 100% 환 노출형 상품으로 투자자들은 환 차익을 거둘 수 있는 동시에 환 변동성으로 손실을 얻을 수도 있다는 점을 숙지해야 한다. 과거 브라질채권이 연 10% 내외의 고수익을 제공했지만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피해를 본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인도의 외환보유액이 사상 최고치인 데다 실질 금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원화와 인도 루피화 간 환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