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 닫는 학교가 늘어나면서 이를 사거나 빌려서 청소년수련원·연수원·문화공간·자연농원등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폐교는 팔거나 임대할 때 기준이 되는 고시가격(감정가격)이 낮은데다 별도의 전용절차를 밟지 않아도 손쉽게 용도를 변경할 수 있어 투자전략만 잘 세우면 짭짤한 수입도 기대되고 있다.특히 교육부가 그동안 폐교 활용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각종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어서 폐교의 활용범위는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교육부는 지난해말 폐교를 교육·문화용으로 이용하면 상수원보호구역이나 자연공원내에 있더라도 용도변경 및 개축이 가능토록 하는 내용의 「문닫은 학교 활용촉진법안」을 마련, 이번주중 국회에 상정한 뒤 이르면 연말께 시행할 계획이다. 여름 피서철을 맞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폐교 재테크」를 소개한다.
◇관련법안 내용=법안에 따르면 폐교를 박물관·도서관과 같은 사회·교육시설이나 무형문화재 전수관 등 교육적 용도로 빌려주거나 특성화 중고교·마을회관 등을 설립하려는 사람에게 매각할 때 수의계약이 허용된다.
임대요율은 감정가격의 100분의 3 이상에서 100분의 1 이상으로 낮아지고 임대기간도 5년 이내에서 10년 이내로 연장된다. 또 문닫은 학교에 투자해 자산가치가 늘어나도 임대 계약을 갱신할 경우 종전 가격을 기준으로 임대료를 책정한다.
특히 수도법이나 자연공원법상 용도변경이 불가능하거나 제한된 상수원보호구역 및 국립공원지역의 폐교도 자연학습원 등으로 쓸 경우 용도변경이나 개축이 허용되며 절차가 복잡하고 기준이 까다로운 수련시설의 설치도 문닫은 학교를 활용할 경우 특례규정이 적용된다.
이와함께 교육부는 시·군·구 교육청의 승인이 있으면 교육·문화적 용도 이외에도 폐교활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청소년수련원·주말농원·예술공간·콘도·카페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폐교현황=지난해말 현재 폐교는 전국적으로 2,031곳에 달하며 이중 1,525개교는 매각되거나 임대로 활용되고 506곳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수요자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한 폐교는 서울 강서구 오곡동의 오곡초교를 비롯, 인천 용유·덕적·강화도 등지의 9개교, 경기 남양주·여주·화성·광주·가평·양평·안성 12개교, 강원 춘천·강릉·속초·태백·영월·평창 17개교등이다. 한편 오는 2000년까지 문닫을 예정인 학교는 전남 58개, 경남 55개, 강원 50개, 전북 47개, 경북 46개 등 모두 346개교로 파악됐다.
◇활용사례=경기지역의 경우 50여곳의 폐교가 청소년수련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폐교의 경우 건물을 조금만 손보면 이용할 수 있고 운동장이 넓은데다 소방도로를 새로 만들지 않아도 돼 인기를 모으고 있다.
기업의 사원연수원이나 주말농장 등으로 이용되는 곳도 있다. 기업은 싼값에 전용 연수원 및 직원 휴가장소를 마련할 수 있고, 주말농장으로 활용할 경우는 회원모집등을 통해 상당한 수익이 기대된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이밖에 조각공원·아틀리에 등 문화공간을 갖춘 이색 카페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도예가 K씨의 경우 연간 400만원의 임대료를 내고 경기 광주의 한 폐교를 빌려 작업공간 및 전시장을 갖춘 이색 카페를 만들어 1석2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유의점=폐교 매각은 시·군·구 교육청과 협의한 뒤 도교육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사전협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매입자는 사전에 교육청에 개발 가능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21세기컨설팅 양화석사장은 『교육부의 폐교 활용법안이 통과되면 폐교의 활용범위가 훨씬 넓어져 투자가치가 높다』면서 『그러나 교육청이 허락하는 용도로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용도에 맞는 투자전략 수립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전광삼 기자 HISA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