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와 함께 우리나라에 노인만으로 이뤄진 노인1인 가구(노인독신)와 노인부부 가구가 급격히 증가해 노인가구 10가구 중 7가구가 자녀 없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윤경 부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노인특성의 변화 및 정책 제언’이라는 보고서에서 전체 노인가구 중 자녀 없이 사는 노인들의 비율은 1994년 40.4%에서 2008년 66.8%로 증가했다고 3일 밝혔다. 노인 10가구 중 7가구는 자녀 없이 살고 있는 것이다. 형태별로 보면 노인부부끼리 사는 가구가 1994년 26.8%에서 2008년 47.1%로, 노인 독신가구가 1994년 13.6%에서 2008년 19.7%로 각각 늘어났다. 건강이 악화됐을 때도 자녀 보다는 다른 대안을 선택했다. 노인들이 건강이 나빠졌을 때 선호하는 거주형태로 '자녀와 동거 희망'으로 꼽은 비율이 1994년 55.1%로 절반을 넘었으나 2008년 25.1% 수준으로 줄었다. 반면 자녀와 함께 살기보다 상대적으로 배우자와 동거 또는 독거, 노인요양시설 이용을 선호하는 비중은 늘었다. 노후생활비도 ‘가족이나 자녀들이 책임져야 한다’는 비율이 1994년 26.2%에서 2008년 11.8%로 감소했다. 반면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44.5→53.0%)’거나 ‘국가가 마련해야 한다(20.5→34.9%)’는 응답은 크게 늘었다. 자산소득이 있는 노인의 비중은 1994년 10.5%에서 2008년 16.1%까지 증가했으며, 연금소득은 2.9%에서 26.4%로 늘어나 연금을 통해 안정적인 노후소득을 갖고 있는 노인계층도 증가했다. 반면 최근 15년간 노인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1994년 3.63점(5점 만점)에서 2004년 3.3점, 2008년 3.01점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부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독거노인과 노인부부가구의 증가에 따라 자녀부양을 대체할 사회적 보호망을 강화해야 한다"며 "또 우리사회 노인의 상대적 박탈감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 정서적 안정을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