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PC업체 레노버가 미국 휴대폰 제조기업 모토로라를 인수했다는 소식에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경쟁 과열 우려가 부각되며 LG전자가 크게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레노버가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LG전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LG전자는 3일 전 거래일보다 2,300원(3.48%) 내린 6만3,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월29일 레노버가 모토로라의 핸드셋제조부문을 29억달러에 인수한다는 소식이 결정적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스틱스(SA)에 따르면 레노버는 이번 모토로라 인수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이 6%까지 오르며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3위까지 올라섰다. 글로벌 점유율 4.8%로 4위를 기록 중인 LG전자는 레노버·모토로라에 밀려 5위까지 내려왔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레노버가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며 LG전자가 휘청거리자 관련 부품업체의 주가도 하락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1.18% 떨어졌고 LG이노텍도 0.35% 밀리며 약세로 장을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가 LG전자의 중저가스마트폰 전략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홍정표 키움증권 연구원은 "모토로라가 아직 북미와 남미에서 경쟁력이 있고 레노버는 글로벌 유통망이 갖춰져 있다"며 "레노버가 해외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어 LG전자에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 운용사 펀드매니저도 "레노버가 IBM의 노트북 브랜드인 씽크패드를 인수한 후 글로벌 시장에서 1위로 올라섰다"며 "레노버가 모토로라와 시너지를 내면 중저가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의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