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6월 8일] 차가 없는 쌍용車 영업소

지난 6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쌍용자동차 영업소. 자동차 판매 영업소라면 있어야 할 전시차량이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 파업으로 물량조달이 안 되다 보니 전시차량조차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체어맨의 경우 재고분마저 소진되면서 전국 150여개 영업소에 단 4대만 있다. 영업소를 찾은 한 고객은 “쌍용차가 이달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에 대해 파격적인 가격 할인을 해 준다고 해서 찾아왔는데 카이런을 사려면 7, 8월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가 종료되는 이달 안으로 못 사면 손해인데 누가 기다리겠느냐”고 비난했다. 현재 쌍용차 노사는 정리해고를 둘러싼 이견으로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노조는 지난 22일부터 옥쇄파업을 강행했고 사측은 31일 이에 맞서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그간 2차례에 걸쳐 노사정이 만나 합의점을 찾으려고 했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있을 뿐이다. 이에 따라 공장은 20일 가까이 차를 만들어 내지 않고 있다. 4,000대 이상의 계약물량이 출고가 안 되고 있고, 하루가 바쁜 해외 딜러들은 쌍용차와의 계약을 없던 것으로 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공권력 투입도 예고되고 있어 쌍용차 공장의 닫힌 문은 쉽게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피해는 누가 입게 될까. 한마디로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몫이다. 쌍용차의 회생을 지지했던 소비자들은 계약서에 사인을 한 후 약속을 지켜내지 못하는 쌍용차를 보면서 다른 업체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개별소비세 감면은 출고 시점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공장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무용지물로 전락하게 된다. 쌍용차 사태에 따른 이미지 타격은 중고차 값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중고차 업체들의 지적이다. 쌍용차 오너들이 제때 수리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쌍용차가 협력 부품업체에서 부품을 현찰로 구입해 쌍용차 직영정비 사업소나 부품 대리점에 공급해야 하는데 생산 중단에 따른 판매 급감으로 일부 부품의 경우 원활한 조달이 쉽지 않아서다. 쌍용차의 회생은 결국 소비자에게 달려 있다. 소비자가 차를 사주지 않으면 판매 증가를 통한 회생이나 이에 따른 제3자 매각도 없다. 소비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노사는 닫힌 공장 문을 하루빨리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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