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9일(현지시간)10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함으로써 향후 뉴욕 증시를 비롯한 미국 금융시장은 물론,한국 증시와 금융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 FRB의 이번 금리인상은 현재 연 3.25%로 같은 수준인 양국의 정책금리가 지난 2001년 2월 이후 4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역전되는 전환점이 된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지난해 6월만 해도 1%에 머물며 한국의 콜금리에 비해 훨씬 낮았던 미국의 기준금리가 3.50%로 한국의 콜금리 3.25%에 비해 높아지게 된 것.
전통적 이론에 비추어볼 때 금리의 인상은 주식시장엔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리 인상은 기업의 이익을 악화시키고 경제성장을 둔화시키는 한편, 통화량 감소로 유동성 위축도 초래하는 등 증시엔 악재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미국의 금리가 상승할 경우 달러 자산의 매력이 높아지면서 신흥시장의 자금 유출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게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한미 금리의 역전과 함께 상대적으로 낮은 안정성에도 불구, 높은수익을 노리고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들어와 있는 자본 중 일부가 미국 금융시장으로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 금융당국은 미국의 금리가 인상되면 원/달러 환율도 오름세로 반전되면서 원화 절상률이 한미 금리차 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주목할만한 자본이동은 없을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FRB가 오는 9월과 11월, 12월에 잇따라 개최할 예정인 FOMC 정례 회의에서도 금리인상 행진을 계속할 경우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가 벌어지면서 자본이탈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월가의 전문가들은 블룸버그 통신 조사에서 미국의 기준금리가 내년1.4 분기에 4.25%까지 인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달 블룸버그 통신이 조사한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에 비해 0.25%가 높은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월가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가 올 연말에는 4.00%, 내년 6월에는 4.50% 까지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들도 기준금리가 내년 중반에 5.0%까지 오를 것으로예상했다.
월가 전문가들이 FRB의 금리인상 행진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는 근거는 회의종료와 함께 발표된 FOMC 성명이 "이번 결정에도 불구하고 통화정책은 여전히 경기부양적"이라며 "신중한 속도(measured pace)로 부양정책을 제거해 나가겠다"고 밝힌점이다.
FRB가 지난해 6월부터 10차례에 걸쳐 금리를 0.25% 포인트씩 인상하면서 사용했던 '신중한 속도'라는 용어가 10번째 인상에도 불구, 그대로 남아있는 것은 이런 인상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오는 9월 20일, 11월 1일, 12월 13일 등 올해 3차례 남은 공개시장 위원회에서도 금리 연쇄 인상이 계속돼 연말에는 금리가 4.25%에 달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예측도 이래서 나오는 것이다.
경제전문 온라인 매체인 'CBS 마켓워치'는 FOMC의 금리인상 소식을 보도하면서'금리인상 행진을 곧 중단할 것이라는 암시가 전혀 없다'는 이코노미스트들의 분석을 소개했다.
(뉴욕=연합뉴스) 이래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