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항부두가 수백억원의 민자유치로 새 부두가 잇따라 개장되고 있는 가운데 배가 진입할 수로가 얕아 항만 운영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7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관련업체에 따르면 지난 25일 인천 남항에 ㈜영진공사가 100억원을 들여 1만톤급 중대형 1선석 부두를 개장 한데 이어 6월 중으로 인천컨테이너터미널(4만톤급 1선석)이, 연말께 ㈜선광이 건설중인 1만8,000톤급(2개 선석) 부두가 개설돼 내항 중심으로 운영되던 인천항이 본격적인 외항 시대를 맞고 있다.
그러나 인천시와 인천해양청의 늑장 행정으로 수로준설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선박의 부두접안이 만조(밀물 때) 때만 가능한 데다 부두와 터미널 개장에 따른 교통소통대책도 마련되지 않아 항만운영에 큰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25일 완공된 남항 영진부두의 경우 1만톤급 선박이 부두에 접안하려면 최소 수심이 7.5m를 확보해야 하나 남항 입구의 수심이 4m에 불과해 밀물때만 부두에 선박을 접안, 하역작업을 하고 있다.
선광부두도 마찬가지다. 선광측은 지난해 8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올 연말 완공 할 예정이지만 11m의 수심이 확보되지 않아 부두가 완공되더라도 제대로 운영될지 걱정하고 있다.
남항과 외곽을 연결하는 도로도 한 곳 밖에 없어 7월과 12월 대형부두와 컨테이너터미널이 잇따라 개장 될 경우 항만 물동량 급증에 따라 교통대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천해양청은 다만 지난 2001년 삼성물산과 싱가포르 항만공사가 800억원의 외자를 유치, 오는 7월부터 운영에 들어가는 인천컨테이너터미널에 한해서만 13m의 수심만 확보해 준 것으로 드러나 남항부두 관련 업체들로부터 반발을 사고있다.
특히 인천해양청은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50억원이 소요되는 항로준설과 관련, 25억원만 해양청 자체 예산을 쓰고고 나머지 25억원은 민간기업인 ㈜선광, ㈜영진, ㈜대한통운에 떠넘겨 항만시설 사용료에서 조정해주겠다며 강제하고 있어 관련 업체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공사를 진행중이다.
이 공사도 완공되려면 4개월이나 소요돼 부두는 개방해놓고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인천해양청 관계자는 “수로 준설을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해 선박의 입출항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원칙적인 말만 되풀이했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