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전문가들은 "이렇다 할 소재 없이 짧은 기간에 급등했던 만큼 이번 폭락은 시장에서 어느 정도 예견했던 일"이라며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폭락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중국주가 상승할 수 있는 대외여건은 충분하기 때문에 실적이 뒷받침된 종목을 중심으로 옥석을 가리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원양자원(900050)은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가격제한폭(14.79%)까지 떨어진 1만950원에 거래를 마치며 가파른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15일 사상 첫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하며 150위권까지 올랐던 시가총액 순위도 이틀 만에 16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중국주들의 대장주 역할을 했던 중국원양자원이 흔들리자 다른 중국주들도 폭락했다. 차이나그레이트(900040)(-14.91%), 에스앤씨엔진그룹(-14.93%), 차이나하오란(900090)(-14.97%), 웨이포트(900130)(-14.87%), 완리(900180)(-14.99%) 등 국내 상장 중국주 9곳 가운데 5곳이 하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단기과열종목으로 지정돼 매매거래가 정지된 이스트아시아홀딩스(900110)·글로벌에스엠(900070)을 제외하면 사실상 모든 중국주가 폭락한 것이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후강퉁 시행을 계기로 중국 국적주가 급등했다"면서 "하지만 실적이 아닌 단순한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려 급등했기 때문에 급락 역시 예상됐던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 중국원양자원의 경우 올 3·4분기까지 누적적자가 628억원에 달할 만큼 실적이 부진하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면서 11월 초 대비 주가 상승률이 700%를 웃돌았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추가 하락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이날 중국주의 폭락이 단순 차익 실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폭락의 서막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지금부터 중국주들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남국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에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기업이 있고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기대감도 여전하다"며 "완리처럼 실적이 뒷받침되는 일부 중국주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매수할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