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초등생 학부모 "스토리텔링 수학 지도하기 너무 어려운데…"

그날 배운 개념 짧게라도 수학일기 쓰게하면 도움돼요

분수·소수 개념 색종이 접기 활용하면 이해 쉬워

4컷 만화 활용 말풍선에 문제 풀이 이어가면 흥미

참고서는 기본·심화 등 아이 수준 맞게 선택해야

지난해 3월14일 '파이(π)데이'를 맞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야외전시장에 모인 초등학생들이 원 둘레와 지름 간의 길이 비율(3.14)에 해당하는 파이의 개념 설명을 듣고 직접 원주율 계산에 참여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추상적인 수학 개념을 동화 등 아이들에게 익숙한 상황을 통해 익히게 하는 수학 스토리텔링 교육과정이 올해 초등학교 5∼6학년까지 확대된다. 학생들이 수학을 단순 연산이나 암기 과목으로 여기지 않도록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수학에 친숙해지도록 한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이를 가정에서 지도해야 하는 학부모들에게는 낯설다.

천재교육에서 전국 학부모 34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학부모 3명 중 1명은 스토리텔링 수학이 어려운 이유로 '수학적 개념을 말로 설명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를 꼽았다. 이어 '수학 외 다른 배경지식이 많이 필요하다(28%)' '학습 교재나 교육법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18%)' 등으로 나타났다.

이장선 천재교육 스토리텔링연구회 전문연구원은 "완벽한 이야기 등을 소재로 찾기보다는 생활 속 소재를 이용해 아이들의 수학적 감각을 자극하는 게 좋다"며 "그 과정에서 언어 전달력과 표현력·논리력 또한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과 함께 학부모부터 쉽게 시도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수학 지도법을 따라가 보자.


스토리텔링 학습법의 큰 장점은 다양한 활동으로도 학습 개념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정에서 할 수 있는 활동에 수학적 개념을 상기할 수 있도록 하면 수학에 대한 흥미는 물론이고 일상생활에서 학습 내용을 떠올릴 수 있다. 초등학생 아이들이 가장 크게 흥미를 느끼는 매체는 단연 만화나 그림이다. '4컷 만화' 형식을 활용해 아이들이 직접 만화를 그리고 수학 개념에 대한 대화를 말풍선에 그려 넣도록 하는 것도 아이들의 흥미를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세 자리 수 연산의 경우도 "'317+456=?'형태의 문제를 푼다면 이를 어떻게 계산할 수 있을까"하는 대화를 말풍선에 적은 후 인물 간 대화를 통해 서술형으로 풀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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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와 소수의 개념은 색종이를 활용해 풀어보자. 정사각형 종이를 같은 크기로 여러 등분으로 나눠 전체와 부분의 개념을 설명하고 이때 4등분으로 접어 자른 종이 한 장은 4분의1이고 이를 3개모으면 4분의3이 된다는 내용을 색종이 접기로 알려줄 수 있다.

아이가 일상에서 배운 수학을 더욱 탄탄히 하도록 수학 일기 쓰기로 서술형 풀이 과정에 대해 감을 익히는 방법이 있다. 수학 일기라고 하면 수리 논술을 접한 것처럼 막막함을 느끼는 학부모들이 많다. 하지만 어렵지 않다. 그날 학습한 수학 개념을 문장으로 표현하거나 배운 개념을 고안한 수학자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는 방법, 아이가 그날 읽은 이야기책의 내용에 수학 개념이 등장하도록 수학 동화로 각색해보는 방법 모두가 수학 일기가 될 수 있다.

아이들에게 익숙한 동화 '의좋은 형제'로 수학 동화를 각색한다면 '그날 밤 형은 아우를 생각해 쌀가마니를 아우의 집 앞에 몰래 두고 왔다'는 장면에 사칙연산의 개념을 적용해 '쌀 40가마니를 수확한 형은 가족이 4명인 형의 집과 가족이 2명인 아우네 집의 형편을 생각했다(수학 비교). 형제끼리 20가마니씩 똑같이 나눠(나눗셈) 가져야 하나 생각도 했지만 쌀가마니 모두를 아우에게 주기로 결심했다'는 내용으로 수학 동화를 만들 수 있다.

이러한 단계에 따르면 고학년 아이의 스토리텔링 학습법도 어렵지 않다. 초등학교 5~6학년은 본격적인 혼합계산을 배우기 시작하는 단계로 5학년 1학기에 배우는 약수와 배수 개념을 익히기 위해 달력을 활용해볼 수 있다. 한 달 치 달력을 그린 후 A꽃가게에 꽃이 들어오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장미꽃은 이틀에 한 번, 안개꽃은 3일에 한 번 들어온다고 하면 장미꽃을 살 수 있는 날을 2, 4, 6… 순으로 표시하고 안개꽃은 3, 6, 9… 순으로 표시할 수 있다. 그럼 장미꽃은 2의 배수, 안개꽃은 3의 배수로 정리되고 자연스럽게 아이는 장미꽃과 안개꽃을 함께 살 수 있는 날(6, 12, 18…)을 찾으면서 2와 3의 공배수는 6의 배수라는 사실을 익힐 수 있다.

동시에 내 아이와 맞는 참고서를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교과서와의 연계성을 중심으로 저학년은 기본 개념을 확실히 익힐 수 있도록 문제보다는 개념에 충실한 참고서가 도움이 된다. 고학년으로 갈수록 선택의 폭도 늘어나는데 학습 수준에 따라 기본·실력·심화 등으로 참고서를 준비할 수 있다. 특히 융합형 문제나 서술형 문제를 익힐 때는 스토리텔링 학습 방법을 도입한 참고서를 이용해야 하지만 동시에 기본적인 연산 연습이 필요하면 문제풀이 중심 교재 또한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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