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금융기관간 영역개념이 약해지면서 미국식 투자은행(인베스트먼트뱅크)을 모델로 한 투자업무를 강화하고 있다.금융기관들은 「지분출자→ 경영지원→ 코스닥 등록→ 지분매각을 통한 출자금 회수」라는 전형적인 벤처투자를 통해 고수익을 노리고 있다. 코스닥 시장등 자본시장의 활성화도 벤처투자를 촉진하는 요인.
3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벤처투자와 관련된 전담 부서를 잇따라 만들고 투자대상 업체를 물색하고 있다.
우선 은행의 경우 광범위한 지점망을 활용, 유망기업을 찾아내고 필요시 자금대출을 해주는 등 벤처투자를 위한 기반을 나름대로 갖추고 있다.
종금사들도 벤처기업 발굴에서 육성, 코스닥 등록 등 패키지 투자를 준비하는 등의 벤처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리스·캐피털 등 여신전문기관들도 신기술금융부분을 강화하는 추세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코스닥 등록을 앞둔 광전자반도체에 10억을 투자했다. 신한은행은 투자경영지원실을 두고 벤처기업 발굴, 투자를 전담하고 있다.
조흥은행도 종합금융본부를 만들어 현대종금이 해오던 벤처업무를 이어받았다. 또한 조흥은행은 벤처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대출금을 출자로 전환하는 업무도 시작했다.
하나은행도 투자개발부에서 벤처기업 투자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나은행은 외국의 벤처캐피털과 제휴, 벤처펀드를 만들어 유망 기업에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나라종금의 경우 벤처기업의 탄생에서 코스닥 등록까지 대행하는 패키지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중앙종금도 PC모니터 제조업체인 카디날 등 세곳의 벤처기업에 투자했다.
신한캐피탈도 신기술금융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인력을 확보할 계획을 세우는 등 투자업무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금융기관들은 벤처투자의 높은 수익성에 강하게 이끌리고 있다. 중앙종금 관계자는 『10곳에 투자해서 2곳만 성공해도 수익률 100%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이 벤처투자』라고 말했다.
그러나 벤처투자는 전문인력과 투자 시스템 확보라는 난제를 안고 있다. 아무 기업이 벤처로 성공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보수적인 문화가 벤처투자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은행 지점망과 신뢰성을 활용하면 벤처투자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도 『벤처투자 전문가를 은행내에서 선발하기는 쉽지 않다』며 『외부에서 전문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앙종금 관계자는 『금융기관이 경쟁적으로 벤처투자에 뛰어들면서 거품이 형성되고 있다』며 『옥석을 가리는 능력이 없으면 벤처투자는 실패할 확률이 아주 높은 사업』이라고 말했다.
정명수기자ILIGHT3@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