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룡천참사] 국제사회 지원손길 쇄도

금세기 최대의 열차폭발 사고로 기록되고 있는 북한 룡천역 사고 이후 정부는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긴급지원에 나서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국제사회도 앞다퉈 북한에 인도적 지원손길을 뻗치고 있다. 하지 만 사고규모가 워낙 막대한데다 북한의 낙후한 구호시설을 감안할 때 복구 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정부 지원대책= 정부는 우선 북한에 100만달러를 긴급지원하고 구호를 논의하기 위한 양측 의 적십자회담을 제의하는 등 다각적인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가 사고 직후 ‘선(先)진상파악, 후(後)지원’ 방침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태도로 돌아선 것은 북한이 이례적으로 지원협조를 요청한데다 국내에서도 인도적 지원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24일 룡천역 폭발사고 재해대책 관계장관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담요ㆍ의약품 등 비상구호품을 북한에 긴급지원하는 것을 비롯, 피해규모 및 북측의 요청에 따른 단계별 재해지원대책을 논의했다. 고 대행은 “(북한의) 요청이 없더라도 긴급지원사항은 제의하고 제공하는 것이 옳다”면서 “여러 채널을 통해 남북간 협의를 거쳐 종합지원대책을2단계로 마련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일단 구호물품을 육로로 북송하고 20~25명 규모의 응급의료지원팀과 병원선을 파견하는 방안을 북한측과 협의하기로 했다. 또 필요하다면 룡천 지역에 응급복구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가 우선지원하는 규모는 ▦생활필수품ㆍ긴급구호품 40만달러 ▦의약 품ㆍ의료비품 40만달러 ▦수송비 등 모두 100만달러 상당이다. 이를 위해이불이나 내의 등 응급구호품 3,000세트를 비롯해 ▦컵라면 10만개 ▦생수 1.8ℓ 1만개 ▦담요 3,000장 ▦운동복 3,000벌을 26일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26일 판문점 적십자사 연락관 회의에서는 구체적인 지원논의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사고원인 및 피해상황= 룡천역 폭발사고는 지난 22일 낮12시10분께 역내에서 질산암모늄과 연료용 기름을 넣은 (열차의) 차량 교체작업을 하던 중 두 차량이 충돌, 역내의 전주가 넘어지고 전선이 끊기면서 발생한 불똥이 이들 차량으로 튀는 바람 에 발생했다. 이 사고로 역 철로는 크게 파괴됐고 산산조각난 철도 파편들이 사방에 흩어졌으며 깊이 8~10㎙의 거대한 웅덩이 2개가 파졌다. 현장은 불바다가 됐 고 특히 어린 학생피해자가 많이 나왔다. 24일 오후2시 현재 초등학생 76명을 포함해 154명의 시신이 수습됐고 실종 5명, 부상 1,300명으로 발표됐 지만 중상자가 많고 복구작업 때 더 많은 시신이 발견될 것으로 보여 사망 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 중심가 가옥의 40%에 달하는 1,850가구가 파괴돼 약 8,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역 부근의 관공서와 상가건물도 대부분 크게 부서졌다. ◇북한측 구호상황= 부상자 중 약 370명이 룡천에서 가까운 신의주의 병원들로 후송됐으며 가옥 1,850가구가 파괴돼 약 8,000명의 이재민이 임시 수용소에서 구호를 받 고 있다. 인구 12만3,000명으로 도심 지역에 2만7,000명이 사는 룡천은 재해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즉각 구조작업에 나서는 한편 평안군 등 이웃 지역에 지원을 요청했다. 구조요원들과 의료진이 지원팀과 함께 현장에 급히 도착,응급치료를 하고 있으며 중상자는 병원으로 후송했다. 인민군도 구조작업에 대거 동원됐다. 북한정부는 그러나 의료와 구호체계 미비 등 자체 능력 으로는 수습과 복구를 감당하기 어려워 23일 국제기구와 평양주재 외국 대 사관들에 폭발사고 발생과 피해가 크다는 사실을 알리며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했다. ◇국제사회도 지원= 한국과 중국은 24일 각각 100만달러와 1,000만위앤(약 15억원)에 상당하는 의약품 등 구호물폼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또 평양주재 중국대사관이 5,000달러를 룡천군에 직접 전달했으며 UN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과 UN개발계획(UNDP)이 각각 5만달러, 세계보건기구(WHO)가 2만5,000달러의 긴급구호금을 할당했다. OCHA는 앞으로 밀려들 국제사회의 현금지원을 접수하는 창구를 맡을 계획이다. 이밖에 독일ㆍ아일랜드 등 다수의 유럽 국가와 국제구호단체들도 지원의사 를 표명했고 미국과 일본은 지원 여부를 검토 중이다. 그야말로 날벼락과도 같은 룡천 대폭발 사건의 참상이 드러나고 있다. 열차폭발과 함께 불바 다로 변한 사고 주변 일대의 모습이 속속 전해지고 있고 복구에 전력 투구 하는 북한의 힘겨운 구호노력이 소개되고 있다. 한편 사고 발생 직후 주로 북한 접경지역에서 제기됐던 김정일 국방위원장 암살을 노린 내부 테러라는 주장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정상범기자 ssang@sed.co.kr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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