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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25일 7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들이 외국인들이 쏟아낸 물량을 받아내며 시장을 상승세로 이끌었다. 그러나 중국 경기둔화와 증시폭락,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 등의 대외 악재가 해소돼야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꺾이고 시장의 추세적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불안요소 중 하나인 북한 이슈가 해소되면서 글로벌 증시 폭락에도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면서 "하지만 중국과 미국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은 상황이라 기술적 반등으로 보고 있고 큰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 팀장도 "변동성을 일으킬 만한 이슈들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이날 상승을 가지고 저점 확인 및 추세전환으로 표현하기 쑥스러운 상태"라고 판단했다.
실제 전일 뉴욕증시가 4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중국 증시 역시 중국 인민은행이 28조원의 유동성 공급에도 불구하고 3,000선이 무너지는 등 국내 증시를 둘러싸고 있는 글로벌 증시 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도 연일 매물 폭탄을 쏟아내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306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하며 상승폭을 제한했다. 지난 5일부터 14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사고 있는 외국인은 이 기간 3조1,864억원을 빼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 발발 이후 한국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추세적인 매도가 일어났던 것은 모두 6차례이며 평균 5조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이번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아직 평균보다 1조 8,000억원 이상 작은 셈이다.
배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 이슈에 따라 매도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증시 불안감에 따른 신흥국 비중을 줄이는 과정에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빼고 있다"며 "당분간 하루에 최소 1,000억원 이상의 자금 유출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계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한번 방향성을 정하면 3~4개월 이상을 이어가는 영국계 자금 유출이 이제 2개월째를 맞고 있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당분간 외국인 '셀코리아' 행진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계자금은 5월부터 7월 말까지 4조4,000억원의 자금을 국내 증시에서 빼갔다.
일부에서는 이날 상승이 바닥권에 도달했다는 시그널로 해석하고 있다. 올 들어 국내 증시의 상승 폭이 중국·일본 등 주변국에 비해 현저히 낮았던 만큼 조정폭 역시 작을 수 있고 펀더멘털도 양호해 투자심리를 개선시킬 수 있는 요인만 있으면 다른 국가의 증시에 비해 빠른 반등 속도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