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마카오 금융기관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동결 북한 계좌의 일부를 풀어 준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북한이 그 동안 6자회담 복귀 조건으로 금융제재 해제를 요구해 왔다는 점에서 이르면 다음달 중 개최될 회담 분위기 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北京)의 한 대북 소식통은 최근 중국이 BDA의 북한 기업 동결 계좌 일부를 해제해 정상적인 입출금이 가능해지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번 조치가 미국의 양해 아래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동결 해제 금액은 전체의 절반인 1,200만 달러에 조금 못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에서 활동 중인 북한 관리도 이런 사실을 확인하면서 “미국이 우리의 요구를 일부 수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확인했다.
중국이 동결을 해제한 북한 계좌는 합법적인 거래에 이용되는 것으로 조사 결과 밝혀진 것들이다. 돈세탁 등 불법 이용이 의심되는 계좌는 해제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BDA의 북한 계좌에 대한 제재를 푼 배경에는 북한의 6자 회담 복귀 의사 표명에 대한 미국측의 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그 동안 회담 복귀 조건으로 금융제재 해제를 요구해왔다.
이와 관련, 6자회담 재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20일 저녁 베이징을 방문한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는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과 만나 차기 회담 재개 시기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문성진특파원 hnsj@sed.co.kr
● 정부 당국자 "확인 안돼"
한편 중국의 BDA 계좌 동결 해제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며 부인했다. 그는 "BDA 문제는 6자 회담이 재개됐을 때 (미국이) 사용할 수 있는 카드의 하나"라면서 시기적으로나 정황상 북한의 BDA 동결 계좌가 해제됐을 가능성이 적다"고 지적했다. 이 당국자는 "이전에도 그런 얘기가 한번 나온 적 있는데 사실이 아니거나 우리가 확인할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