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해외리포트] 러, 베트남·쿠바에 남아있는 軍기지 폐쇄나서

러시아가 베트남과 쿠바에 남아 있는 일부 군사기지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러시아 정부가 최근 밝혔다. 냉전이 종결된 지 10년이 더 지나서도 그 뒷처리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베트남 캄란에 있는 러시아군 기지는 1979년 소련이 이전의 미군기지를 접수하면서 만들어 진 것. 그 기지에는 군수물자 시설, 레이더센터, 통신센터 등이 들어 있는데 통신센터의 경우 일본과 중국, 그리고 아시아 지역 주둔 미군의 통신을 도청하는 일을 해 왔다. 쿠바의 루르데스에 있는 통신센터는 1967년에 설립된 이래로 미국 본토의 통신도청을 담당해 왔다. 70년대와 80년대에는 무려 3,000명 가까운 병력이 그 곳에 주둔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두 곳의 군사 기지 폐쇄 결정을 가장 환영하는 나라는 물론 미국이다. 러시아와의 군사력 격차, 특히 정보력 격차를 더 벌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반면 쿠바는 러시아의 결정을 맹렬히 비난하고 있다. 러시아군 기지 폐쇄는 쿠바의 군사력은 물론이고 경제에도 적지 않은 손해를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러시아로서는 쿠바에서의 기지 대여료로 연간 미화 2억달러를 지급해 왔는데 기지 폐쇄로 이를 절약할 수 있게 됐다. 베트남 기지 폐쇄로 절약하게 되는 금액도 비슷한 수준이거나 그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베트남은 오는 2004년부터 기지 대여료로 당초 연간 3억 달러를 요구할 계획이었다. 러시아 정부는 대내적으로는 군사개혁 우선 순위의 재설정이 해외 군사기지 폐쇄의 이유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군사 전문가들은 부총리 알렉세이 꾸드린이 최근 "유례 없는 첨단 군사기술 개발을 위해 러시아 정부는 10억 달러를 쓸 것이며 이미 확보된 예산 1억5,000만 달러를 제외한 추가 재원안을 현재 마련 중"이라고 말한 점을 들어 해외 군사 기지 폐지 결정이 이 문제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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