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0년대 샘표간장병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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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표식품은 1946년 일본인이 소유, 경영해오던 삼시장유양조장(三矢醬油釀造場)을 초대 박규회(朴奎會) 사장이 인수하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간장은 가정에서 담가먹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일제시대 일본인들이 주로 소비하던 공장 제품을 사서 먹는 국내 소비자는 드물었다. 그러나 경제적인 발전에 따른 도시인구의 증가와 식생활 문화의 변화에 따라 공장에서 만든 제품이 대다수를 차지하게 되었다. 50년대 후반부터 간장을 대량 생산한 샘표는 이 과정에서 공장 제품을 표준으로 만들며 유통시장을 변화시켜 국내 장류업계의 선두주자로 부상했다. 샘표 제품은 인기가 높아 유리병 상단에 ‘샘(泉)’마크를 각인, 차별화를 시켰는데 도용 사례가 발생해 고발 조치를 하기도 했다.
50년대 샘표가 선보였던 초기 간장은 유리로 만든 900㎖입병과 1.8ℓ입병 , 나무로 만든 9ℓ와 18ℓ 용량의 목통으로 나뉘어 출시됐다. 그후 소비자 기호에 맞춘 360㎖ 입병과 150㎖ 입병 등 소형용기가 등장했다. 시판된 공병들은 서울시내의 경우, 가정, 리어커상, 고물상, 고병수집상들을 통해 수거해 재활용했다. 그러나 경제성장에 따라 고병회수율이 급속히 감소되기 시작한데다 세척에 필요한 공업용수의 공급에도 어려움이 발생해 원가 측면에서도 비싼 유리병 사용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따라 샘표는 업계 최초로 당시 재고로 보관돼 있던 간장을 모두 소진한 뒤 1983년 11월 1일을 시점으로 과감히 PET병으로 대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최근에는 간장 용기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 정형화된 형태에서 벗어나 사용자의 편의와 전통식품이란 점을 고려한 다양한 디자인들이 선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