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보험공(사장 임태진)는 올해부터 수출기업들을 위해 해외채권 추심업무를 시작했다.
수출보험공사가 해외채권 추심업무에 나선 것은 수출 증가에 비례해 미수금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지만 국내에서는 효과적으로 해외채권을 추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출보험공사가 지난해 수출기업 1,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14.7%의 업체가 수출대금을 떼인 경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의 연간 수출대금 미수 규모는 4억4,000만달러에 달할 정도다.
이처럼 상당수 업체들이 수출대금을 회수하지 못해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지만 효과적인 채권추심 수단은 별로 없었다. 기업이 직접 해외전문 채권추심기관이나 변호사에 채권추심을 의뢰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성공보수는 물론 착수금까지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만만치 않다. 또 국내에도 민간 채권추심업체가 있지만 해외 네트워크 미비 등으로 실적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그래서 수출보험공사는 30여년간의 수출보험 및 해외 신용조사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채권 추심업무에 착수했다.
수출보험공사는 미국, 중국, 브라질 등 11개 해외사무소를 통해 자체적인 채권 회수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세계 15개국 28개 수출보험기관 및 채권추심기관과의 협약을 통해 포괄적인 해외 채권회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효과적인 채권추심을 위해 이미 전세계 주요국의 법령 및 제도를 조사한 후 선진국 수준의 채권추심 전산시스템을 갖췄다.
수출보험공사의 해외채권 추심이 갖고 있는 강점은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 수출보험공사는 착수금은 아예 받지 않고 성공보수만을 받는다. 수출보험공사가 책정한 성공보수는 미수금의 20~23%. 이는 해외채권추심기관의 성공보수 25~30%에 비해 5%포인트 이상 낮은 것이다.
수출보험공사는 채권 추심을 위해 자체 구축한 해외신용정보를 활용할 방침이다. 공사 관계자는 “해외 수입업체가 채권 추심에 제대로 응하지 않을 경우 신용거래제한 명단에 포함시키는 등 우회적인 수단을 통해 가능한 한 빠른 시일내에 대금을 결제하도록 압력을 행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