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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심장' 연아 "이제는 실수해도 당황 안해요"
입력2009.10.19 17:54:31
수정
2009.10.19 17:54:31
인터뷰서 "점프 실수, 해바라기씨 때문 아니다"
"이제는 실수해도 당황하지 않아요. 나머지 연기만 잘하면 점수에 영향을 받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거든요."
'피겨여왕' 김연아(19ㆍ고려대)는 '강심장'이다. 지난 18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여자 싱글 역대 최고점(210.03)으로 우승한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플립 점프를 뛰지 못하는 큰 실수를 했다.
기본점수 5.5점이 걸린 수행과제인데다 초반인 탓에 이후 펼칠 연기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점프를 놓치며 움찔한 순간 관중석에서는 안타까운 탄식이 쏟아졌지만 김연아는 흔들리지 않았다. 담담한 모습으로 남은 과제를 완벽하게 끝냈고 전광판에는 역대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최고점(133.95)이 선명하게 찍혔다.
김연아는 대회를 마친 뒤 현지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어릴 때는 실수하면 당황하고 다리까지 떨렸는데 자연스럽게 극복했다"며 "나머지 연기요소에서 잘하면 점수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심 긴장해도 일부러 자신 있는 표정을 짓는다. 준비가 잘되면 긴장도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태환 등 스포츠 스타들이 주위의 과도한 기대와 심리적 불안으로 심리치료사의 힘을 빌리는 것과 달리 그는 한번도 심리치료를 받은 적이 없다. "성격 자체가 운동하기에 적당한 것 같아요. 실수를 빨리 잊는 것을 보면 아마 운동하라고 타고난 성격 같은데요."
그는 트리플 플립 점프의 도약 순간을 놓친 것과 관련, 일부 일본 팬이 김연아에 앞서 연기한 아사다 마오에게 던진 해바라기씨 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얼음이 파여 있었던 것 같아요. 스케이트날이 얼음에 걸리면서 스리턴(점프에 앞서 몸을 360도 돌리는 자세)이 빨리 됐어요. 타이밍을 잃어서 넘어질까 봐 점프를 포기했어요."
김연아는 자신이 세운 세계기록 210점을 넘어 220점 돌파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이번 대회에서 실수를 했는데도 오히려 점수가 더 높아졌잖아요. '앞으로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2대회 연속 세계기록을 갈아치우며 국민의 기대감이 높아진 데 대한 부담감도 크다. "솔직히 부담스럽지만 점수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내가 해야 하는 연기를 제대로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봐요. 항상 직전 대회와 비슷한 점수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김연아는 이번 대회에서 호평을 받은 쇼트프로그램 '007 본드걸'에 대해서는 "음악과 의상에 주로 신경을 썼는데 마지막 총쏘기 동작에서 뭔가 허전해 손톱에 검은색 매니큐어를 칠했다"며 "손동작이 많아 포인트를 줬는데 작은 것 하나가 분위기를 확 바꾼 것 같다"며 기뻐했다.
피겨 여자싱글 랭킹 1위 복귀
'피겨여왕' 김연아(19ㆍ고려대)가 141일 만에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여자싱글 랭킹 1위 자리를 되찾았다. ISU가 19일(한국시간) 발표한 여자싱글 세계랭킹에 따르면 김연아는 랭킹포인트 3,960점으로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ㆍ3,861점)를 2위로 밀어내고 1위로 올라섰다.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세계랭킹 1위에 올랐었던 김연아는 새 시즌이 시작되면서 세계랭킹 산정 방식에 따라 2006-2007시즌에서 우승한 랭킹 포인트가 소멸돼 2위로 내려앉았었다. 김연아는 이번 피겨 그랑프리 1차 대회 우승으로 랭킹 포인트 400점을 획득해 코스트너를 제치고 1위에 복귀했다. 아사다 마오(일본)는 3,779점으로 3위를 기록했고 조애니 로셰트(캐나다.3,068점)가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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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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