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예탁금이 17조원에 육박해 1년 만에 최대 수준이고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44조7,000억원대로 3년6개월래 가장 많은 것. 최근 코스피지수가 장기 박스권을 뚫고 2,050선 위로 올라서자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던 대형종목 주식을 팔아 현금으로 전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장전문가들은 "상승장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다음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면 단기적으로는 증권·철강주에, 중장기적으로는 배당주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고객예탁금은 16조7,174억원으로 지난해 9월27일(16조8,456억원) 이후 최대치에 달했고 CMA 잔액은 8일 44조7,844억원으로 2011년 2월8일(46조3,682억원)이후 최고 수준이다.
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긴 돈과 주식을 판 뒤 아직 찾아가지 않은 돈으로 잠재적인 주식매수 자금으로 볼 수 있다. CMA 역시 비교적 금리가 높고 언제든 자금을 뺄 수 있기 때문에 주식투자자들의 자금이 잠시 대기하는 성격이 강하다.
증시 주변 자금이 이렇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투자자들이 모처럼 만난 상승장에서 대형주 위주로 차익을 실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지수가 2,050선을 넘어선 지난달 29일부터 코스피200 종목을 8,000억원 넘게 팔아 치웠다.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가 조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하반기 증시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어 증시에서 아예 발을 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전문가들은 2차 투자에 나설 때 단기 투자인지. 장기 투자인지를 결정하고 투자에 나서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는 정책 효과로 상승세를 탈 수 있는 증권업종과 철강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고 장기적으로는 배당주에 투자하는 편이 낫다"며 "특히 시가총액이 작아 기관투자가들이 매수하기 부담스러운 중소형 고배당주에도 관심을 가져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