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비(사진)가 일본 도쿄돔 공연을 성공리에 마쳐 ‘한류 스타’의 최고봉임을 입증했다. 비는 25일 오후7시20분 도쿄돔에서 펼쳐진 ‘비 월드투어 도쿄’ 공연에서 공연장을 가득 메운 4만3,000명의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평소 이승엽의 시원한 홈런 타구가 뻗어나가던 도쿄돔은 이날 비의 노래와 몸짓, 관객들의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채워졌다. ‘비’라는 이름에 걸맞게 실제로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도쿄돔은 시작 2시간 전부터 공연을 보러 온 비의 팬들이 도쿄돔 전체를 한 바퀴 둘러싼 채 그의 무대를 기다렸다. 4만3,000 관객의 95% 이상이 여성으로 그중 절반 이상은 30세를 넘은 중년이었다. 공연은 모형 잠수함이 무대 위에서 갈라지고 불꽃 축포가 화려하게 터지며 시작됐다. 그의 노래 ‘이츠 레이닝(It’s raining)’ ‘왜 하필’ ‘나쁜 남자’ 등이 차례로 이어지며 관객들의 함성은 점점 커져갔다. 마지막 곡으로 ‘안녕이란 말 대신’이 끝난 후에도 관객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으며 “레인” “비”를 애타게 외쳤고, 비는 앵콜곡 ‘프리웨이’를 끝으로 무대를 떠났다. 도쿄돔은 이승엽이 활약하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구장이기도 하지만 일본 전역을 통틀어 실내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이기도 하다. 마돈나, 마이클 잭슨, 백스트리트 보이스 등 세계적 팝스타들이 선 무대로 일본 내에서도 10여 년간 최정상의 인기를 구가해왔다는 SMAP, 하마사키 아유미 정도가 도쿄돔 공연을 가졌다. 이날 비의 공연에는 NHKㆍ니혼TVㆍ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내 100여 개 매체 250여 명의 기자들이 프레스석을 가득 메우고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취재했다. 또 이번 공연 실황이 전세계에 DVD로 정식 발매될 예정이어서 제작비 20억 원이 별도로 투입돼 그의 모습을 담기도 했다. 비는 지난해 12월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미국ㆍ중국ㆍ싱가포르ㆍ호주 등 12개 국 36차례 공연에서 총 60만여 명의 관객들을 만나며 일부 아시아 국가에 머문 여타 한류 스타들과 달리 명실상부한 ‘월드투어’를 성공리에 치렀다. 콘서트 직전 만난 비는 “아직 많이 미숙하지만 가수로서 보여줄 새로운 무기를 많이 갖게 됐다”며 “스스로 나아지는 모습을 지켜보면 기쁘기도 하면서 인생공부를 많이 한 기분”이라고 이번 월드투어에 임하는 소감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