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특파원 칼럼/3월 18일] 중국경제에 봄이 오고 있나

계절이 봄으로 바뀌면서 중국경제에도 봄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일부 관변 학자들이 그렇고 심지어 중국 정부까지 공공연하게 중국 경제의 회복을 말하고 있다.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행장은 최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요즘 거시지표가 안정되고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이제까지 내놓은 정책이 상당한 효과를 내고 있는 증거”라고 밝혔다. 최근 발표된 각종 중국경제 지표들을 보면 낙관론자들의 이 같은 주장은 어느 정도 논리적인 근거를 갖춘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중국의 제조업이 호전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많아졌다. 지난 2월 중국의 제조업구매관리지수(PMI)는 기준치인 50에 바짝 다가선 49를 기록했고 철강업체들의 조강생산량은 전월 대비 7.9%나 상승했으며 고정자산투자액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6.5%나 늘어났다. 또 은행에서는 큰 돈이 풀리면서 시장에 활력이 생겨나고 있다. 중국의 신용대출 신규증가액은 올 1월 사상최고액인 1조6,2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월에도 급증세를 기록했고 자동차ㆍ가전 등의 소매판매도 뚜렷하게 반등했다. 이 같은 ‘훈풍’에 힘입어 지난해 반토막났던 중국 증시는 올 들어 급반등했고 부동산시장도 조금씩 거래가 되살아나면서 가격의 하방경직성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정도면 중국경제에 다시 봄이 오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양지(陽地)만 보면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중국경제에는 아직 그늘이 더 짙다. 무엇보다 수출의 대폭적인 둔화와 대규모 실업난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2월 중국의 수출이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면서 전년 동기 대비 25.7% 감소했으며 무역흑자는 48억달러를 기록해 전월 대비 87.7%나 급감했다. 또 중국의 실업상황은 여전히 혹한의 겨울이다. 1억3,000만명에 달하는 농민공 가운데 2,000만명이 일자리를 잃고 농촌으로 귀향했고 대학을 졸업한 1,000만명이 넘는 고급 인력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거시경제도 추락해 올해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5%에 그칠 것으로 예측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급격한 수출둔화를 낳고 연쇄적으로 대규모 실업과 거시경제 전반의 침체가 초래되는 악순환이 맞물려 돌아가면서 중국경제를 침체를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결국 대외의존도가 64%에 달하는 중국경제의 회생은 해외수요 회복 여부에 달렸다. 수출부진이 엄연한데도 중국경제의 회복을 말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 더욱이 지금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제2, 제3파동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섣부른 낙관은 그만큼 희생만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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