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빈(47·사진) 알피니언 대표는 8일 "초음파 진단기를 주요 먹거리 삼고 암치료기는 성장동력으로 육성해 오는 2016년 연매출을 2,000억원대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이를 통해 GE와 지멘스 등을 잇는 글로벌 6위권 초음파기기 업체로 부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초음파치료기는 기존 방사능과 항암제 등을 이용한 방법을 넘어서는 새로운 암치료 해결책이 될 것"이라며 "올 하반기 임상 준비에 본격적으로 착수해 2014년에는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암치료기 개발과 함께 올해는 중국 시장 공략에도 주력한다. 이를 위해 알피니언은 작년에 오픈한 광저우 판매법인을 중심으로 이달초 현지 전국 대리점망을 구축했다.
고 대표는 "중국 시장은 전세계 초음파진단기 시장 규모의 1/5 수준인 10억 달러 크기로 매년 10%대의 성장도 이어가는 기회의 땅"이라며 "올해 1·4분기 내에 중국내 제품 판매 인증이 나오면 현지 국영병원을 대상으로 영업에 착수하겠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국내외에서 올 한해 작년의 4배 수준인 450억원의 매출을 거둔다는 목표다.
현재 알피니언의 대표 초음파 진단기인 E-CUBE는 지난해 2월 출시된 후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세계 42개국에 수출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진출 국가도 독일과 노르웨이, 영국 등 의료 선진국을 포함해 러시아와 에콰도르, 베네수엘라까지 다양하다. 덕분에 작년에는 진단기 단일제품 만으로 1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고 대표는 "이 같은 성과의 비결은 초음파 분야에서 알피니언이 갖춘 뛰어난 기술력에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1988년부터 메디슨과 지멘스 등 국내외 유수 초음파의료기기 업체에서 20여년간 근무했다. 고 대표를 필두로 평균 10년 이상의 경험을 갖춘 90여명의 엔지니어들은 초음파 진단기의 핵심 기술인 탐촉자(인체에 접촉해 전기신호를 초음파로 바꿔주는 영상진단장치) 기술을 자체개발했다.
고 대표는 "이 덕분에 하드웨어를 포함해 제품에 탑재되는 어플리케이션까지 일괄 생산이 가능하게 됐다"며 "부품별 아웃소싱 방식으로 진단기를 만드는 기존 업체에 비해 제품 최적화 면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진단기 개발로 구축한 초음파 기술을 암치료에 응용한 제품인 HIFU 개발도 순조롭다. 지난해 알피니언은 HIFU의 기능을 동물 실험에 우선 사용할 수 있는 전(前) 임상기기인 VIFU를 출시해 서울대병원과 미국 워싱턴대학에 공급했다. 초음파를 응집시키면 온도가 체온 이상으로 오르는데 이를 이용해 암세포를 괴사시키는 게 이 제품의 작동원리다.
2008년 부품소재 전문기업인 일진그룹에 인수된 알피니언은 그룹 내 유일한 의료기기 계열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