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직원들이 중증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동료의 딸을 돕기 위해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성금을 모금해온 사실이 알려져 한파의 날씨 속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3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이 회사 기술팀에서 A321 항공기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해온 정모씨의 둘째 딸(1)이 지난해 11월 17일 출생 직후 무기폐(無氣肺) 증세를 보여 곧바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무기폐는 기관지로부터 폐 조직으로 공기 유입이 중단되면서 폐 안에 공기의 양이 적거나 매우 결핍된 상태를 보이는 이상 증세로 그 원인은 아직까지 규명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정씨의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심폐 기능이 원활하지 못해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수십일을 버텨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정씨는 경제적 어려움도 겪어야 했다.
무기폐의 원인을 찾기 위한 내시경 검사 등 각종 검사비용과 하루 40만원에 이르는 중환자실 이용비, 약값 등 병원비 등이 혼자의 힘으로는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누적됐기 때문이다.
회사 동료들은 이 소식을 듣고 지난해 말 안타까운 사연을 사내 전산망에 띄웠고, 정씨가 소속된 기술팀 상조회를 중심으로 모금운동이 활발하게 벌어져 한달여만에 `거금' 2천만원이 모아졌다.
한때 혈액에서 곰팡이균이 발견돼 아찔한 순간을 맞았으나 수혈을 통해 위기를 넘겼고, 뇌에 물이 찰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주변의 도움 덕택에 아기의 병세가 올초부터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태어나자마자 병원 신세를 져 아직 한번도 따뜻한 엄마 품에 안기지 못한 아기가 속히 자리에서 일어나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게온사원의 간절한 소망이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