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풍부한 유동성과 대기업의 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중소형주가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정보기술(IT)와 바이오ㆍ게임업종의 경우 올해 중소형주의 가치를 끌어올릴 주도주로 꼽힌다.
중소형주의 경우 자금시장이 경색되면 주가의 상승여력이 제한적인 반면 현재처럼 자금이 활발히 움직이면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는 특징을 보인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말께 1,800포인트 초반에서 1개월 만에 1,900포인트 중반까지 상승했다.
1월 들어 외국인이 5조 이상을 순매수하며 월간 단위로는 지난 2009년 7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 큰 규모의 매수세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 올렸다. 물론 최근 들어 약간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흐름은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12월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 대출프로그램 등으로 유럽 위기가 다소 진화된 데다 미국의 양적완화 가능성 등으로 경기침체의 우려가 누그러졌기 때문이다. 중국 소비자물가도 최근 5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둔화되며 긴축완화의 가능성이 커지는 등 현재 주식시장의 유동성 국면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ECB의 장기대출 프로그램, 미국의 3차 양적완화 가능성, 중국 긴축완화 기조 등 3가지 호재로 외국인 매수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면 중소형주로 관심이 집중되며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형주 가운데는 최근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 등과 맞물려 정보통신(IT) 업종의 투자 매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48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고 이에 따라 반도체 장비부품과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실적 증가세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김희성 한화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정책 기조로 내건 데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IT업종 중소형주의 실적 기대감이 커졌다"며 "특히 삼성전자의 주요 협력사들이 지난해보다 높은 실적세를 보이며 주가 상승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실제 반도체업체 유진테크(24.20%),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신화인터텍(39.83%)은 20~30%의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다.
바이오 업종 역시 올해 신약 출시 등으로 본격적인 상승 모멘텀을 맞이했다는 평가다. 지난달 일양약품과 메디포스트는 각각 백혈병 치료제 '라도티닙(제품명 슈펙트)', 무릎연골재생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 올해부터 본격 매출이 발생하며 매출 증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일양약품과 메디포스트의 주가가 식약청의 판매 허가를 받은 직후 차익실현 매물로 인해 약세를 보인 탓에 가격 부담도 없는 상황이다. 정보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바이오 업종들은 신약과 치료제가 상용화될 경우 주가 모멘텀이 발생한다"며 "최근 신약 출시가 예정된 바이오 업체들의 주가가 약세를 보인 탓에 가격 메리트가 발생했고 앞으로 실적이 발표될 경우 주가가 한 단계 도약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게임ㆍ인터넷 업종도 올해 신작 출시 등으로 인해 주가의 상승 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엔씨소프트, NHN 등은 올해 잇달아 신작 게임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NHN, 다음, 네오위즈게임즈, 엔씨소프트, 위메이드 등 5개 게임ㆍ인터넷 업종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각각 23.7%, 40.8% 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해 성장성이 높은 만큼 투자 매력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