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北 어린이들에 평화통일의 꿈 심어줄 것"

김기문 개성공업지구 기업책임자회의 회장<br>소학교에 '통일 벽시계' 설치 기획


김기문(50) 개성공업지구 기업책임자회의 회장(로만손 대표)은 “우여곡절을 겪었던 6자회담이 성공적으로 타결돼 너무 기쁘다”면서 “북한 어린이들에게 ‘통일 벽시계’를 전달해서 평화통일의 꿈을 심어주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현재 북한에는 4,500여개 소학교가 있는데 이른바 ‘통일 벽시계’를 만들어 다음달에 북한 어린이들에게 전달하겠다”면서 “6자회담 타결과 함께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는 이때 북측 어린이에게 통일의 메시지를 전달하면 남북경협뿐만 아니라 남북통일에도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김 회장은 개성공단 시범단지 입주업체들의 모임인 기업책임자회의를 이끌고 있어 그간의 남북정세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던 게 사실. 그는 따라서 이번 6자회담이 극적으로 타결된 데 대해 남다른 감회를 느끼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김 회장은 오는 10월 북한의 소학교에 ‘통일 벽시계’를 설치해주는 특별한 행사를 기획하게 된 것. 시계생산업체인 로만손을 경영하고 있는 그는 지난 8월11일 협력업체들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개성에 협동화공장을 준공, 시계를 만들고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북한 근로자들은 500여명. 김 회장은 “단기적 이익만을 올리려고 개성공단에 입주한 것이 아니라 남북협력과 통일에 이바지하자는 대의명분과 장기적 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강조하고 “이번 6자회담 타결로 개성공단은 물론 대북협력 경제사업도 크게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개성공단에서 근무하는 전체 북측 노동자는 4,500여명이고 이들의 1인당 평균 월급은 57.5달러로 저렴한데다 생산성도 좋은 것으로 인정받으면서 많은 기업들이 북한진출에 적극성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 한편 로만손은 1차연도(내년 8월까지)에 개성공장에서 30만개의 시계를 생산하고 2차연도 50만개, 3차연도에는 80만개를 생산해 전체 물량(연간 100만개)의 80%를 북한에서 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그러나 개성공단이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통신문제 등 입주업체들이 겪고 있는 기본적인 고충이 하루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당초 5월 말 개통 예정이던 남북간 직통전화가 기약 없이 늦춰지고 있기 때문. 김 회장은 “서울 본사와 통화하려면 걸어서 10분 거리인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 놓인 전화기를 써야 한다”면서 “게다가 회선이 일본을 거치는 탓에 요금도 분당 1,500원이나 내야 하기 때문에 업체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KT가 북측과 직통전화 연결을 위해 미국에 전송장비 반출 승인을 요청한 데 대해 답변이 나오지 않으면서 시범단지 입주 기업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 특히나 전략물자에 대한 통제가 엄격하게 제한돼 있어 생산관리에 필요한 전산화가 어려워 많은 공정들이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도 큰 불편 사항이다. 아울러 개성공장을 담보로 한 은행대출이 어려운 것도 실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다. 김 회장은 “개성공단에 진출한 중소기업들이 개성공장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려 해도 은행이 남한 본사의 지급보증이나 담보를 별도로 요구해 어려움이 많다”면서 개선을 요구했다. 실제로 일부 업체들은 최근의 경기침체와 맞물려 극심한 경영난을 겪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6자회담 타결로 북미관계가 개선될 전망인 만큼 미국이 북한에서 제조된 제품에 지금처럼 고율의 관세를 매기지 않고 윈도XP 등 전략물자 반출도 허용해주면 남북경협 사업이 더욱 힘을 받을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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