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007 남북 정상회담] 무슨 내용 다뤘나

NLL등 군사적 사안·경협확대 집중 논의<br>"우천으로 일정연장 요청" 설명 불구 회담 진통 시사<br>盧대통령 '평화벨트' 제안·金위원장 "NLL재설정해야"<br>개성공단등 경협 활성화엔 상당부분 의견 접근

노무현(왼쪽 첫번째) 대통령과 김정일(오른쪽) 북한 국방위원장이 3일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첫정상회담을 열고 남북평화체제 및경제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평양=청와대사진기자단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3일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공동체 건설과 한반도 평화선언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두 정상 모두 거침없는 화법을 구사하는 스타일이어서 회담은 시종일관 적극적이고 실용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양측 실무자들의 의견조율이 있었으나 공동합의문 도출에는 상당한 진통이 있었다. 이를 반증하듯 김 위원장은 ‘회담을 충실히 하자’며 회담의 하루 연장을 주장했으며 두 차례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공동합의문은 이날 늦게까지 공개되지 않았다. ◇회담 하루 연장의 배경=김 위원장이 이날 정상회담 일정을 연장 요청한 것은 이번 회담이 실무적인 차원에서 진행됐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지난 2000년 당시의 제1차 정상회담은 사전에 양측 실무자들의 의견조율이 끝난 상태에서 정작 정상회담은 사후 추인하는 의전적인 차원에서 진행됐다. 북측은 이번 정상회담 일정 연장의 이유를 비가 오는 등 평양 지역의 기후로 인해 일정을 소화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회담장 주변에서는 두 정상 간의 회담이 당초 예정된 시간을 넘어 다른 일정이 취소된 만큼 일정 연장은 회담이 상당한 진통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했다. ◇정치ㆍ군사사안 논란 된 듯=양 정상은 회담에서 주로 정치ㆍ군사적인 사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노 대통령은 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한반도 비핵화를 거듭 촉구하고 마지막 냉전지대로 남아 있는 서해북방한계선(NLL)과 비무장지대(DMZ)를 ‘평화벨트’로 엮는 방안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NLL 재설정 문제는 ‘뜨거운 감자’가 됐다. 국내 여론이 결코 우호적이지 않은 상태에서 노 대통령은 상당히 수세적이었으며 반면 김 위원장은 NLL 문제의 해결이 없는 한 다른 군사문제의 논의가 어렵다는 문제를 강조하며 재설정을 강력히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이외에도 국가보안법 철폐, 참관지 제한 철폐,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단 등 근본문제 해결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같은 요구가 다른 요구사항을 관철하기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한 것인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또 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선언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에게 강력히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이 스스로 “한반도 평화정착이 최우선과제”라고 천명한 만큼 평화선언을 공동합의문에 넣을 것을 강력히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 경제공동체 제안=남북경제공동체를 위한 경협 확대에는 두 정상의 이해가 상당히 일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또 개성공단과 경의선 철도, 금강산 관광지역 등 3대 경협사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함께 남북경협 활성화를 통한 경제공동체 구성을 위해 해주와 남포 등에 제2의 공단을 조성하거나 특구를 개발하는 방안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북측은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단기적인 지원을 확대해줄 것을 요구한 반면 우리 측은 이 같은 방식에 거부감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화내용 일부 金위원장 "육로방북 의의" 盧대통령 "큰 감동 느껴"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역사적인 첫날 정상회담에 앞서 노 대통령은 평양 첫날 밤, 육로 방북, 북측 수해 등을 화제로 환담을 하면서 회담장으로 이동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 2000년 회담과는 달리 북측의 요구로 평양에 파견된 공동취재단 기자들의 취재 접근이 일절 불허됐다. 때문에 두 정상의 대화 내용은 일부만 공개된 상태다. 청와대 전속 영상팀의 회담 장면 촬영이 제한적으로 허용됐으나 두 정상의 대화 내용은 정확히 녹취되지는 않았다. 정상회담 테이블에 앉은 두 정상의 대화 장면도 2분가량만 공개됐다. 다음은 현장에 있었던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의 전언을 토대로 한 회담에 앞선 두 정상의 대화 내용이다. -김 위원장=잘 주무셨습니까. ▦노 대통령=잘 잤습니다. 숙소가 아주 훌륭합니다. -김 위원장=이 숙소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도 주무셨습니다. <영빈관 안 벽 그림을 보며 대화> -김 위원장=큰물 때문에 정상회담을 연기하게 되어...(말을 계속 이어갔으나 잘 들리지 않음) ▦노 대통령=차를 타고 올라오다 보니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김 위원장=그래도 노면이 좋지 않아 불편했을 것입니다. <정상회담 모두발언 중> -김 위원장=김대중 전 대통령은 하늘로 오셨는데 대통령께서는 군사분계선을 넘어 육로로 오셔서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노 대통령=제 스스로 넘으면서 감동을 느꼈습니다. 도로 정비가 잘 되어서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