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부터 판문점에서 진행되고 있는 남북 고위급 접촉에 대해 실질적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간 '대리 정상회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양측 정상이 회담 내용을 실시간으로 보고 받으며 지시를 내린다는 점에서다. 협상 대표인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양측 정상의 최측근 인사라는 사실도 이러한 평가에 힘을 실어준다.
박 대통령은 회담장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협상 상황을 지켜보면서 지시를 내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제1위원장도 회담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 받고 지시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과정은 양측의 의견 대립과 함께 이번 고위급 접촉 타결이 늦어지는 한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16일 개성에서 14시간에 걸쳐 진행된 개성공단 공동위원회 제6차 회의처럼 남북 회담에서 밤샘 협상이 이뤄지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그러나 이번처럼 이틀 연속 밤을 새우는 경우는 이례적이라는 게 통일부 당국자들의 평가다. 양측 협상은 22일 오후6시30분께 시작돼 이튿날인 23일 오전4시15분까지 이어졌다. 같은 날 오후3시30분에 재개된 접촉은 24일 저녁까지 25시간 이상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