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허용 연한 완화 부작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혜택을 입은 아파트단지뿐만 아니라 재건축 시장 전반에도 호재로 작용,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4일 현지 부동산에 따르면 강동, 서초구 등 일대 이번 조치로 직접적 수혜를 입은 단지의 매물은 이미 자취를 감췄다. 또 전체적으로 재건축 가능시기가 6년 앞당겨지면서 간접적으로 이 같은 분위기는 재건축 시장 전체로 퍼져나갈 우려가 크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해당 단지 분위기 = 지난 2일 서울시 의회의 수정 의결안이 알려지자마자 직접 수혜를 입은 재건축 아파트의 소유자들은 매물을 모두 거두어 들여버린 상황이다.
강동구 고덕주공 6단지 인근 한 부동산중개업소 사장은 “7단지 18평형을 4억2,000만원에 계약하기로 하고 나온 매도자가 어제 아침 그 자리에서 1,000만원을 더 올려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후 인근 30여 개 중개업소에 매물을 하나도 찾을 수 없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강동구 성내동 미주아파트는 평수별로 매물이 2~3개씩은 나와 있었다. 그러나 이번 결정이후 매물이 종적을 감췄다. 이 단지는 2011년에나 재건축 추진이 가능했으나 이번 조치로 2005년이면 재건축이 가능해졌다. 인근 유니에셋부동산 하경옥 사장은 “발표된 날 아침 현금을 들고 매물을 구해달라고 중개업소에 나온 손님이 있었으나 매물을 찾을 수 없어 결국 빈손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불 난 집에 기름 부은 격 = 지난 한달간 개포주공, 고덕주공 아파트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 아파트 가격이 단지별로 5,000만~7,000만원까지 오르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조치로 `불 난 집에 기름 부은 격`이 됐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업소들의 지적이다.
아직 재건축 시공사도 선정이 안됐거나 추진위 상태인 고덕주공 5,6,7단지가 8월 초 18평형이 3억5,000만~3억6,000만원 선이었다. 강동구 상일동 D공인 관계자는 “한달간 가격이 꾸준히 올라 4억원은 넘어설 때 `묻지마 투자`라는 인식이 팽배했었으나 이번 조치로 결국 묻지마 투자자들이 돈을 벌었다“고 지적했다.
인근 K공인 관계자도 “최근 들어 투기자 색출, 보유세 강화 등의 조치로 얼마간 억눌려 있던 투자심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