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쥐어짜기식 절전… 산업계 부담 커진다

■ 동계 전력수급 대책 발표<br>의무 감축·주간예고제 등으로 사용량 320만kW 줄일 계획<br>예비력 200만kW 미만일 땐 공공기관 대상 강제 단전도


정부가 16일 발표한 동계 전력수급 대책의 핵심은 산업체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쥐어짜기' 식의 강력한 수요관리다. 추가 공급 여력이 없는 만큼 수요관리가 실패할 경우 블랙아웃 사태를 피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정부는 산업체 전기 사용량 의무 감축, 선택형 피크 요금제 도입 등 수요관리를 통해 320만kW가량을 감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랙아웃이 예상될 경우 공공기관 전기를 끊는 최후의 수단도 사용할 방침이다.


하지만 산업체들이 정부안을 얼마나 따라줄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지난 겨울에도 전기 사용량 의무 감축에 나섰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은 업체들이 절반이 넘었다. 가뜩이나 올겨울에는 유례없는 극심한 한파가 기다리고 있다.

◇산업체 절전 통해 320만kW 아낀다=정부는 1~2월 중 전기 사용량이 많은 3,000kW 이상 6,000여개 대형 수용가들이 전력을 3~10% 의무 감축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170만kW의 전력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부하변동률 실적에 따라 3~10%의 현실적인 의무 감축 목표를 부과한다. 포스코와 현대차는 올해 12월 사용량 대비 10%, 현대제철 당진공장은 3%, 인천공장은 10% 전력을 감축해야 한다. 삼성전자 수원공장의 경우 반도체 부문은 3%, 가전은 7%를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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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와 함께 한전의 주간예고제 등 산업체수요관리제도를 통해 130만kW의 전력을 추가 감축한다. 주간예고제는 전력 수요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될 때 사전 약정고객을 대상으로 당일에 일정 수준 이상의 전력절감을 할 경우 지원금을 주는 제도다. 정부는 불확실성이 높은 월요일 피크시간대에 대비하기 위해 이번 대책에서 당일예고제도 신설했다.

평상시 요금을 할인하는 대신 피크시간대에 3~5배의 할증요금을 부과하는 선택형 피크 요금제도 1월부터 시행한다. 이를 통한 전력 감축효과는 20만kW로 크지 않지만 전력 요금체계에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0만kW 미만 진입하면 공공기관 강제 단전=이 같은 수요관리에도 불구하고 예비력이 200만kW 미만으로 떨어지는 '경계' 단계에 진입할 경우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강제 단전을 실시한다. 이는 순환정전 시행 직전에 실시하는 최후의 수단이다. 치안ㆍ소방ㆍ공항ㆍ의료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시설을 제외하고는 전방위로 단전된다. 단전 대상 공공기관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이달 중에 확정될 예정이다. 이를 통한 전력 감축 예상량은 40만kW 정도다.

정부는 이번 피크 기간 어떤 상황에서라도 100만kW 미만으로 예비력이 떨어져 순환정전 사태가 오는 것은 막아내겠다는 입장이다.

◇발전기 조기 가동… 실내 온도 18~20도 의무화=정부는 총 127만kW가량의 추가 공급대책도 마련했다. 구역전기 사업자와 민간 상용 발전기의 추가 발전 여력을 활용해 40만kW의 전력을 확보한다. 내년 1월로 예정된 83만kW급 오성복합발전소 가동은 연내로 앞당기고 올해 9월 예정이던 남제주 디젤발전소(4만kW) 폐기는 내년 3월로 미뤘다. 위조부품 파동으로 멈춰선 영광 5ㆍ6호기 원전은 연내 재가동할 방침이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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