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특파원 칼럼/11월 17일] 中이 패권 추구 안 한다지만…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주요20개국(G20) 서울회의와 연이은 일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담을 마치고 개선장군처럼 귀국했다.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박 이슈를 뒷전으로 밀어내고 국제통화기금(IMF) 지분권 확대에 종지부를 찍는 등 눈에 띄게 국제사회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중국을 확인했다며 자축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 아시아 각국은 세계 최대 공장에서 세계 최대 시장으로 변모하며 막강한 경제 슈퍼파워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쇠락하는 미국 경제보다 중국에서 얻을 것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아시아 각국과 중국 간의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교역액이 전년 동기보다 38% 늘어난 6,400억달러에 달했다. 또 아시아 국가들은 같은 기간 796억달러의 무역흑자를 챙겼다. 중국은 아시아를 넘어 프랑스에서 수백억달러의 항공기를 구매하고 재정위기에 처한 유럽국가의 국채를 사주며 경제협력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세지는 만큼 '중국 위협론'이 부상하고 있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간 나오토 일본 수상은 APEC회의에서 "일본과 중국의 다양한 갈등문제에 미국이 일관된 지지를 보내준 것에 감사 드린다"며 "아시아 국가들은 역내 안보와 평화를 위한 미군 주둔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의 중일 간 센카쿠열도 영토 갈등과 중국의 희토류 수출제한 조치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그런가 하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최근 인도에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돕겠다고 말했다. 경쟁국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다. 이 같은 중국 위협론에 대해 중국 정부와 언론들은 서방, 특히 미국이 중국과 아시아 사이를 이간질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신화통신은 최근 사설에서 서방세력이 과거 서구열강의 패권주의와 미국식 국제질서라는 색안경으로 중국의 부상을 바라보고 있다며 중국은 각국의 상이성을 인정하는 조화로운 세계를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기 최고지도자로 사실상 확정된 시진핑 부주석도 15일 싱가포르 방문 연설에서 "번영하고 안정적인 중국은 어느 국가에도 위협이 되지 않으며 세계와 함께 발전하는 조화세계를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중국의 이 같은 수사와 달리 주변국은 안보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과 남중국해 영토갈등을 빚고 있는 베트남이 외국 군함이 정박할 수 있는 항구를 건설하는 등 동남아 국가들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의 안보 우산으로 들어가고 있다. 일본도 지난해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 이전문제를 놓고 미국과 티격태격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미국과의 안보관계를 그 어느 때보다 강화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중국의 시장(市場)과 돈 앞에 좋은 표정을 짓고 있지만 중국의 주창하는 조화세계가 어떤 거울로 비쳐지고 있는지 중국 지도부는 곱씹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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