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통매각… 8월께 예비입찰자 윤곽 드러난다

■ 우리금융 이르면 이달내 입찰공고… 매각 어떻게 되나<br>김석동 금융위원장 "외국인에도 동등 기회" 투자자 모으기 나서<br>현금상환 합병 유력… KB와 합병설도 솔솔



우리금융지주 매각의 윤곽이 점점 드러나고 있다. 정권 말 대형 금융회사에 새 주인을 찾아주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선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정부는 뚝심 있게 한걸음씩 앞으로 나가는 모습이다. 중심에는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서 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인수후보자가 많다"는 말에 이어 이번에는 '외국인'을 언급하며 다시 한 번 인수전에 불을 지폈다.

김 위원장은 25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우리금융은 국제입찰 방식으로 진행되고 외국인에게도 내국인과 동등한 입찰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며 "관련절차를 거쳐 조만간 입찰공고를 내겠다"고 말했다. 외국인과 내국인에게 똑같은 기회를 준다는 것이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이를 놓고 시장에서는 투자자 모집이 쉽지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과 정부가 본격적으로 '선수 모으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예비입찰자 8월께 윤곽 드러나=정부는 올해 안에 우리금융 매각을 사실상 마무리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 발언에 비춰볼 때 이르면 이달 안에 입찰공고가 나올 확률이 높다. 지난해 두 번째로 시도됐던 우리금융 매각 입찰공고는 5월이었고 이후 6주간 입찰참가의향서(LOI)를 접수했다. 통상 6~8주간 LOI를 받는 것을 감안하면 인수후보들에 투자설명서(IM)를 발송하고 검토기간을 거쳐 8월쯤 예비입찰 대상자 윤곽이 드러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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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이 최근 언급했듯 정부는 우리금융을 쪼개지 않고 '통매각'한다. 지난 2010년 우리금융을 쪼개 팔려고 시도했지만 매각절차가 복잡해지고 오히려 불확실성만 높아지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는 개정된 상법에 따라 인수보다 합병, 특히 교환하는 주식의 일부를 현금이나 회사채로 받는 현금상환 합병방식이 유력하다. 일부 지분은 인수하고 나머지는 합병하는 방식도 검토될 수 있다.

◇당사자 부인에도 지주사 간 합병설 모락모락=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금융을 매입할 여력이 없다"고 다시 한 번 확인했다. 10조원 넘는 인수금액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인수가 불가능하다는 것이지 합병이 불가능하다는 뜻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현금이 적게 드는 합병방식은 KB금융은 물론 다른 금융지주도 검토해볼 만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특히 현 정부와 임기를 같이할 확률이 높은 어 회장과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이 정치적 결단을 내려 합병을 단행할 경우 메가뱅크 탄생은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이 외국인 인수후보자들을 언급하기는 했지만 우리금융이 외국 금융회사에 돌아갈 확률은 높지 않다는 분위기다. 씨티은행ㆍSC은행 등 외국은행에 매각됐던 은행들의 현주소가 '선진금융 도입'과 거리가 있는데다 미국ㆍ유럽 은행들이 아직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해 일부는 한국시장 철수까지 검토하는 상황에서 우리금융을 인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우리금융 매각에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이는 국내외 사모펀드(PEF) 역시 부정적 국민 여론과 금융당국의 '론스타 트라우마'를 넘어서 우리금융을 인수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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