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경선 룰 갈등으로 촉발된 한나라당 내홍사태가 이명박(사진) 전 서울시장의 극적인 양보로 일단 수습국면에 접어들었다. 이 전 시장은 14일 오후 자신의 사무실인 서울 견지동 안국포럼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외면할 수 없어 당을 구한다는 마음으로 강재섭 대표의 중재안을 받았지만 계속 당이 분열하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웠다”면서 “강 대표의 중재안 가운데 (여론조사 결과 반영시) ‘국민투표율 67% 보장’ 조항을 조건 없이 양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전 시장은 “오늘 국민들과 당원 앞에서 중대한 결심을 했다”면서 “정권교체가 우리 모두의 최대 과제인 이 시점에서 나만의 승리를 위한 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승리를 위한다는 마음에서 (중재안 양보를) 결심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근혜 대표 측도 즉각 “약속과 원칙을 지킨다는 의미에서 잘 판단하셨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측근인 김무성 의원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표명하고 “선의의 경쟁으로 한나라당이 집권할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해 국민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로써 4ㆍ25재보선 후 20일 간 지루하게 전개돼온 한나라당 내홍사태는 일단 수습국면에 들어서 앞으로 경선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또 당 대표직은 물론 국회의원직까지 사퇴하겠다고 밝힌 강 대표 체제도 유지될 수 있게 됐다. 경선 룰에 양측이 합의함에 따라 ‘강재섭 중재안’은 15일 상임전국위원회와 21일 전국위원회를 무난히 통과돼 확정될 전망이다. 강 대표 중재안에는 기존의 ‘8월-20만명’ 경선준비위 안에서 ▦선거인단 수를 유권자 총수의 0.5%인 23만1,652명 규모로 확대하고 ▦투표소를 시ㆍ군ㆍ구 단위로 늘리면서 순회경선 대신 하루 동시투표를 실시해 투표율을 올리며 ▦여론조사 반영 비율과 관련해서는 국민투표율이 3분의2(67%)에 미치지 못할 경우 이를 3분의2로 간주하고 여론조사 반영비율의 가중치 산정에 적용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