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12월 3일] 설탕 물량확보 전력투구를

세계적으로 원자재 확보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주요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 받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원자재는 자연에서 얻는 농산물이나 광물이 대부분이며 특성상 매장량이 한정돼 있거나 토지에서 주기적으로 수확해 얻는다. 이런 특성에 기반해 있기 때문에 원자재 확보는 국가 간 전쟁이나 다름없는 양상을 띤다. 설탕은 고무ㆍ석유ㆍ망간과 같은 광물처럼 공급국가가 한정돼 있다. 여기에 기후 영향도 크게 받는다. 설탕의 원료인 원당을 생산하는 나라는 브라질ㆍ인도 등과 같은 열대지방이 대부분이며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원당작황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제 성장으로 중국ㆍ인도 등에서 설탕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고 핫머니의 원자재 투기도 극성이다. 설탕이 국제적으로 ‘핫’이슈가 되는 이유는 이처럼 설탕 자체가 갖는 원자재적 특성과 수급의 특성에 기반한다. 최근 국제사회는 원자재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우리 정부도 알루미늄ㆍ구리 등 주요 원자재는 물론 밀ㆍ콩 등 식량비축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설탕 비축은 기업의 몫이다. 제당기업들은 변동성이 큰 국제원당시장 최전선에서 물량확보를 위한 전쟁을 실시간으로 치른다. 최근 국제 원당가격 폭등은 지속되고 수확량 감소와 투기세력의 난립으로 원당은 확보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물가관리 품목에 설탕이 포함돼 제당기업들의 경영난은 악화되고 있다. 경영난이 악화되니 국제원당시장에서 구매력이 약해지고 물량확보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국내 설탕가격은 국제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최근 소비자시민모임에서 주요도시 국제물가를 조사한 결과 설탕 1㎏의 가격은 주요국가 중 11위였다. 설탕 가격이 이렇게 안정적인 것은 국내 제당기업들이 가격변동이 심한 국제설탕시장의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아쉬운 대목은 원자재 자원확보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정부가 식품산업의 기초인 설탕 비축을 간과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공습의 진원지는 설탕ㆍ소맥ㆍ옥수수ㆍ대두 등 곡물가격 폭등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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