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괴자금 또 출현/이번엔 중기 유혹

◎“수천억 10년간 연 10%로” 제시시중자금 사정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기업이 잇따라 부도를 내고 있는데 편승 중견기업을 상대로 괴자금의 유혹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때 대기업을 상대로 손길을 뻗치던 이들 괴자금이 최근들어서는 중견그룹에까지 유혹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중견기업들에 최근들어서 수천억원에서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출처불명의 자금을 10년간 장기로 연리 10%선에서 사용하지 않겠느냐는 전화가 자주 걸려오고 있다. 이들은 회장 비서설이나 자금담당 임원 등에 전화를 걸어 자금을 사용할 의사가 있는 지를 타진한후 연락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심각한 자금난으로 대규모 감원을 추진하고 있는 H그룹의 경우 지난달 말 회장 비서실을 통해 천억원대가 넘는 자금을 장기 저리로 빌려주겠다는 제의를 받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러한 제의를 단호하게 거절했지만 괴자금의 타겟이 되고 있다는 불쾌감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또 다른 중견 그룹인 D그룹도 H그룹에 앞서 수백억원대의 자금을 장기 저리로 쓰게 해주겠다는 제의를 수차례 받았다. 이회사 종합조정실 임원은 『확인할 수 없는 자금이긴 하지만 회사 사정이 어려워 자금담당 관계자에게 사용 여부를 문의했다』고 밝히고 『하지만 자금담당부서 관계자들은 대부분 사기성이 높다는 입장을 보여 거절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괴자금에 대해 『기아사태이후 한때 기승을 부리던 사채업자들이 최근의 자금난을 틈타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이같은 유혹에 말려들 경우 오히려 더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 했다.<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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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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