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부시(ambush·매복)와 심모원려(深謀遠慮)전략으로 월드컵을 잡아라' 남아공 월드컵 개막(한국시간 6월11일)이 한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유통, 패션,식음료 등 생활밀착형 기업들의 마케팅 열기도 고조되고 있다. 주로 주력제품을 월드컵과 엮는데 필사적이다. 수집광 기질을 자극하는 한정판(limited edition)마케팅도 쏟아지고 있으며 한철 장사보다는 공익 캠페인에 신경 쓰는 심모원려(깊은 꾀로 먼 미래를 준비)형 기업들도 눈에 띤다. 소비자의 감성코드를 건드려 기업이미지를 일신하려는 전략이다. 특히 대부분의 기업들이 월드컵 마케팅을 총 가동하면서도'월드컵'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월드컵'이 없는 월드컵마케팅=월드컵 마케팅은 '앰부시 마케팅' 경쟁의 결정판이다. 앰부시 마케팅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공식 후원사(파트너·스폰서)가 아니면서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광고하는 것. 즉 FIFA(국제축구연맹)의 공식 후원업체가 아니면 월드컵 이외의 다른 용어로 월드컵 분위기를 내야 한다. 일례로 롯데백화점은 '월드컵 16강'표현 대신 '한국축구 16강'진출 시 3D TV 구매금액의 10%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이벤트를 다음달 10일까지 연다. 또 현대백화점은 다음달말까지 남성정장과 넥타이를 사는 쇼핑객에게 태극기를 달아주는 이벤트를, 신세계 이마트는 대표팀 선수가 그려진 포토 존을 운영한다. 물론 여기에도 월드컵을 직접 언급한 문구는 없다. 유한킴벌리는 월드컵 기념 기저귀의 제품명도 '하기스 매직팬티 사커팬츠'로 정했다. 반면 월드컵 관련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FIFA 공식매장으로 선정된 대형할인점 홈플러스는 이런 제약에서 자유롭다. 붉은 악마와 협약을 통해 공식응원 티셔츠(장당 1만7,900원)를 판매하게 된 것도 이 같은 프리미엄이 발휘된 덕분이다. 상대적으로 경량급인 온라인 쇼핑몰과 홈쇼핑의 경우 대회 기간 중 야식 기획전, 각종 할인전, 가전 및 레저 상품전 등을 준비해 놓고 있다. ◇한정판 등 응용 제품 봇물=신발 브랜드 크록스는 최근 브라질ㆍ독일 등 8개국 국기와 유니폼을 모티브로 한 '크록밴드 네이션' 8종을 선보였다. 휠라, 푸마 등도 비슷한 컨셉의 티셔츠와 슈즈를 내놓았다. LG패션의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는 브랜드 심볼인 강아지가 축구 공을 차는 모습을 일러스트로 형상화한 라운드 티셔츠를 선보였고, 제일모직 갤럭시는 대표팀에게 정장을 제공해 '국내 대표 브랜드'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스타 마케팅으로 재미를 보려는 업체도 문전성시를 이룬다. 위스키 임페리얼, 질레트 면도기, 편의점 GS25는 '박지성' 브랜드를 단 제품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선행 기업으로서 이미지 제고도 노려=월드컵이란 프리즘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고양시키려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웅진코웨이는 6월 초순 부산 소년의 집 출신의 축수선수들을뽑아 현지로 파견한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청소년과 지난 2006년부터 웅진이 지원해 온 남아공 청소년팀의 친선 축구시합, 봉사활동을 비롯해 그리스전 단체관람 등의 일정을 준비했다"며 "대기업들이 선호하는 응원전과 차별화했다"고 말했다. 캐주얼 브랜드인 베이직하우스는 월드컵 응원용 티셔츠인 '네버얼론 티셔츠'를, 나이키는 레드 마크가 표시된 레드 유니폼 등을 팔아 아프리카 어린이 지원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