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현실 압도하는 CG 화면··· 하지만 스토리 신선함은 떨어져

영화 리뷰- 3차원 애니메이션 '카'


‘언젠가 영화배우들은 모두 직업을 잃게 될 것이다.‘ 최초의 3차원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가 세상에 나왔을 때 전세계 언론들은 컴퓨터 그래픽이 만들어낸 가상세계의 놀라움에 넋을 잃고 이런 찬사를 보냈다. 그로부터 11년. ‘토이스토리’의 감독으로 3차원 애니메이션의 시대를 열었던 존 라세터는 ‘토이스토리2’이후 7년만의 연출작 ‘카’를 통해 애니메이션의 기술적 수준을 또 한차례 업그레이드 시켰다. 그 결과 만들어낸 화면은 경이로움 그 자체다. 한마디로 ‘카’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블록버스터다. 영화의 장면장면은 비록 컴퓨터그래픽이지만 그 스펙터클함에 있어서 만큼은 실사 영화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질주하는 자동차를 묘사하는 화면의 속도감은 ‘패스트 앤 퓨리어스’ 등의 레이싱 액션 영화에서나 즐길 수 있었던 바로 그 느낌. 영화 속 등장하는 캐릭터들에 대한 표현도 대단하다. 마치 실사처럼 살아서 움직이는 자동차들의 모습을 보면 ‘배우라는 직업이 없어질 것이다’라는 11년 전 언론들의 호들갑이 언젠가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든다. 하지만 영화가 보여주는 압도적 화면에 비해 스토리는 조금 아쉽다. 영화는 한 오만한 젊은 레이싱카가 우여곡절끝에 만난 시골의 자동차 친구들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다는 이야기. 뛰어난 능력을 가졌지만 그만큼 자기중심적인 젊은 레이싱카 ‘라이트닝 맥퀸’(오웬 윌슨)은 레이싱대회인 ‘피스톤컵’ 결승을 앞두고 대회가 열리는 LA로 가던 도중 길을 잃는다. 그리고 우연히 찾아 들어간 조그만 시골마을 ‘래디에이터 스프링스’에서 순박한 친구들과 어울리며 오만하게 살아온 자신의 삶을 반성하게 된다. 이런 스토리를 통해 ‘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과정을 중시하는 삶의 태도’, ‘친구의 소중함’ 등 지극히 할리우드적 주제. ‘몬스터 주식회사’‘니모를 찾아서’‘인크레더블’등 애니메이션에 대한 기존 통념을 뒤집는 다양한 이야기를 선보여 왔던 전작들에 비해 ‘카’에서는 과거 픽사가 보여줬던 그런 신선함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야기의 배경이나 등장하는 유머가 지나치게 미국적이라는 것은 또 하나의 아쉬움. 레이싱 경기등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는 국내 관객들이 ‘카’의 내용과 웃음에 얼마나 공감하게 될지 의문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