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드컵특집/지구촌현장] 기업이미지 A플러스를 향해

밀라노공항에 삼성 네온사인 '번쩍'이탈리아 밀라노의 리나떼(Linate) 공항. 이곳에 들를 기회가 있다면 공항 초입에 걸려있는 '리나떼'라는 공항 간판 바로 옆에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붙잡아 당기는 파란 네온사인의 'SAMSUNG(삼성)'이라는 로고를 발견하게 된다. 이탈리아 삼성전자 법인의 김영욱차장은 "공항 간판 바로 옆에 있는데다 워낙 삼성로고가 크고 반짝거려서 이곳을 통해 들어오는 승객들은 농담삼아 '삼성 소유의 공항이냐'고 물을 정도"라고 말했다. 지금은 철수했지만 삼성은 한때 전세계 주요 공항마다 자사 로고가 부착된 공항용 카트(짐을 운반하는 수레)를 여행객들이 무료로 사용하도록 공급했다. 이 덕분에 공항에서 공항으로 이동하는 여행객들은 공항용 카트를 자유롭게 사용하면서 삼성과 친숙해질 수 있었다. 어찌보면 사소한 것처럼 보이는 이 같은 노력들은 하지만 시간의 힘에 의해 다수의 지구촌 고급 수요자들에게 '삼성=생활 속에서 접하는 기업'이란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각인시키는 결과를 만들었다. 삼성은 특히 세계 양대 스포츠 이벤트인 올림픽의 주요 스폰서로도 활약하면서 지구촌 사람들에게 초일류 글로벌 기업의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있다. 이번 2002 한일 월드컵에서도 비록 공식 후원업체로 활동하지는 않았지만 각종 전자장비와 디지털 제품을 접하게 함으로써 전세계에서 몰려든 취재진은 물론 한국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21세기 첨단 가전과 정보통신 기술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중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SK. SK는 기업의 문화와 비즈니스 모델은 한국 본사와 공유하지만 나머지는 철저하게 현지에 의존하는 독특한 현지진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마디로 기업 설립초기 단계부터 한국의 SK와는 별개의 새로운 중국기업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현지인 출신 최고경영자(CEO)가 경영 전권을 행사하는 것은 당연하고 현지에서 채용된 고급두뇌들 역시 앞으로 구축할 중국속의 SK의 최고 책임자들로 활동하게 된다. "지난해 말 10여명의 'CEO 예비 후보생'들을 선발했습니다. 경쟁률은 수천대 1에 달했지요. 중국 내에서 SK의 인지도가 어느 정도 확보됐다는 점도 있었지만 처음부터 GE나 IBM, 마이크로소프트사 등 초일류기업들이 제공하는 수준에 버금가는 연봉을 제시했습니다."(SK그룹 구조조정본부 관계자) 쉽게 말해서 SK는 세계 초일류 기업들과 어깨를 겨루고 있다는 점을 중국 현지에 자신만만하게 드러낸 것이다. 프랑스 파리의 상젤리제 거리에 있는 고급 전자유통상가 '다띠(DARTHY)'와 '프낙(FNAC)'에 삼성과 LG가 만든 PDP TV, DVD 등이 주요 품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유럽시장에서는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고급 유통상가에 진출하지 못하면 한수 접고들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어느 부문에서건 비교열위 요소가 있다고 평가되기 때문이지요. 다띠나 프낙 매장에서 주요 품목으로 취급받는다는 사실은 적어도 품질, 서비스 등의 각종 요소들을 흠잡힐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현지인에게는 '믿을만한 제품, 믿을만한 기업'이란 이미지로 이어집니다."(문덕현 LG전자 파리 법인장) 삼성, LG, SK 등 한국의 대표기업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펼치는 현지화, 고급 유통시장 공략, 대형 프로모션 등은 이제 단순히 상품판매의 부가가치만을 거둬들이는 초보단계를 지나 업그레이드된 기업이미지를 통한 무형의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여기서 얻어지는 '초 일류 한국기업'의 이미지, 또 2002 한일 월드컵을 통해 확인된 '한국, 한국인, 한국축구의 힘'이 시간 속에 녹아들면 머지않아 붉은 악마들의 함성처럼 '세계 최강 코리아'를 이끌어낼 것으로 취재팀은 확신했다. <특별취재팀> 김형기팀장 kkim@sed.co.kr 이규진기자 sky@sed.co.kr 홍병문기자 goodlife@sed.co.kr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 최원정기자 baobab@sed.co.kr

관련기사



이규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