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독일.프랑스 금리인하 "시큰둥"

태평양에서 일기 시작한 금리인하 물결이 대서양을 건너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함께 세계경제를 떠받치는 한 축인 유럽연합(EU)의 독일, 프랑스는 22일 중앙은행 통화정책위원회를 갖고 3.3%인 현행 금리를 고수키로 결정, 전세계 경제위기 해소를 위한 금리 동반인하 움직임에 동참을 미뤘다. 반면 미·일이 금리를 인하한데 이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원국들도 내달 금리 동반인하를 추진, 세계경기부양에 적극 나서고 있어 대조적이다. 이날 2주만에 각각 열린 독일 분데스방크, 프랑스 중앙은행 통화정책위원회의 금리고수 결정은 현재 위기에 처한 세계경제보다는 내년 1월 태어날 유러화의 위상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시티은행의 로버트 신취 통화전략가는 『분데스방크는 유러화 출범 때 강한 마르크화와 독일의 물가안정이라는 두가지 선물을 유럽중앙은행에 전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분석했다. 때문에 금리인하를 통해 마르크화가 하락하는 상황이나 독일내 인플레 재발에 극도의 불안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또 지난 9월 현재 자국내 총통화(M3) 공급량이 연간기준으로 4.9%가 증가, 확대되는 통화수요를 확인시켜 주었지만 미국과 같은 유동성위기 가능성이 없다는 점도 현행 금리고수 결정의 판단 근거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분데스 방크는 앞서 이루어진 영국, 스페인 등 EU 회원국들의 금리인하 여파로 유럽전반에 걸쳐 시중 금리가 하락하는 등 통화안정이 이미 이뤄지고 있다며 금리인하 주장을 일축했다. 특히 EU지역이 내년 2.4%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1.6%의 인플레율이 예상된다는 최근 유럽연합(EU) 집행위의 긍정적인 보고서도 분데스방크의 현행 금리 고수방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림 참조 때문에 에디 조지 잉글랜드은행 총재가 전날 미국의 금리인하 요구를 거부한 영국과 함께 유럽 주요 3국의 금리인하 동참여부는 또다시 2주뒤로 미뤄졌다. 한편 APEC은 오는 11월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회원국들의 금리 동반인하를 추진, 아시아권 경기부양에 적극 나설 움직임이다. 이미 국제경제연구소(IIE) 프레드 버그스텐 소장을 주축으로 민간 전문가들은 금리 동반인하 등을 내용으로 한「아시아 경기회복 종합계획」을 마련, APEC 정상회담에서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모하메드 총리에게 전달했다. 회원들이 각각 재정, 통화완화 조치를 실시하면 99년에는 경제위기국의 GDP성장율을 4% 포인트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 이 계획의 골자다. 그러나 금리고수로 미 달러화에 대한 독일 마르크화 등 유럽통화의 강세가 지속될 경우 유럽도 뒤늦게 금리인하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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