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노래방등 '性호객' 여전
성매매방지법 시행 2년…음성화 조장…적발인원 이전보다 되레 2배 늘어변종업소등 처벌 강화키로…효과는 의문
윤홍우 기자 seoulbird@sed.co.kr
20일 오전2시의 서울 종로거리. 겉으로는 술집과 노래방 간판밖에 보이지 않지만 거리 곳곳에는 속칭 '삐끼'들의 성매매 호객행위가 활발했다. 이들은 노래방 도우미들의 사진을 보여주고 "얼굴만 보고 가라"며 술에 취한 남자 행인들의 옷소매를 붙잡았다.
같은 시간 인터넷의 한 안마시술소정보 사이트에는 속칭 '체험기'라 불리는 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자신과 성매매를 한 여성의 이름부터 신체사이즈, 가격, 서비스 방법까지 읽기가 민망할 정도의 '체험기'들은 순식간에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했다.
성매매특별법이 시행 2주년을 맞았지만 음성적인 성매매는 오히려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날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성매매 사범으로 적발된 사람은 2만3,922명으로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전보다 두 배에 가까운 인원이 집창촌이 아닌 안마시술소ㆍ휴게텔ㆍ전화방 등의 업소에서 대부분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신용카드 이용실적에서도 안마시술소의 카드 이용실적이 전년보다 22.8%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는 등 변종 성매매는 성매매특별법 이전 집창촌의 아성을 깨뜨리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이날 변종 성매매업소, 인터넷 성매매 등에 대한 보완대책을 추가로 내놓았지만 그 실효성에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앞으로 변종 성매매업소, 인터넷 성매매 등에 대한 단속과 처벌이 한층 강화된다. '해외성매매방지 전담팀'과 '인터넷성매매 상담센터'가 설치되고 휴게텔ㆍ안마시술소 등 변종 성매매업소에 대해서는 '성매매업소 규제에 관한 법률(가칭)'을 제정해 처벌 근거 규정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밖에 정부는 성구매 초범자를 대상으로 하는 '존스쿨' 교육 제도를 개선하고 성매매와 관련된 모든 신고에 대해 보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하지만 여성단체 및 전문가들은 "정부의 물리적인 규제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성성공센터 'W-wing' 최정은 대표는 "술을 마실 때나 회포를 풀 때 여자가 없으면 안 된다는 식의 잘못된 성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성매매는 근절될 수 없다"며 "지금까지는 성매매 여성들의 자활에 초점을 맞춘 정책들을 시행했지만 앞으로는 일부 남성들의 잘못된 성의식 구조를 바로잡는 전국민적 문화운동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9/20 1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