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해외건설, 신바람을 일으키자] <9> 중동의 관문 쿠웨이트·UAE

출혈경쟁 벗고 '돈 되는 사업' 공략<br>"기술로 승부" 고수익 프로젝트 수주로 전환<br>쿠웨이트 유화 플랜트등 60억弗 물량 대기<br>LGㆍ현대ㆍSK건설등 20억弗이상 수주 계획

[해외건설, 신바람을 일으키자] 중동의 관문 쿠웨이트·UAE 출혈경쟁 벗고 '돈 되는 사업' 공략"기술로 승부" 고수익 프로젝트 수주로 전환쿠웨이트 유화 플랜트등 60억弗 물량 대기LGㆍ현대ㆍSK건설등 20억弗이상 수주 계획 • "쿠웨이트, 한국기업 진출 좋은기회" • 중동의 허브 UAE는 • 1부 : 해외건설 활로가 뚫린다 오일 달러가 움직인다 제2의 엘도라도가 뜬다 • 2부 : 해외건설 진흥책을 찾아라 금융이 관건이다 수주경쟁력의 해법을 찾자 소프트웨어가 힘이다 • 3부 : 해외건설 현장을 가다 중동시장의 발판, 이란 좁은 문 큰 시장, 중국·일본 북아프리카 전진기지, 리비아 LG건설이 시공 중인 ‘OCR프로젝트’. 인부들이 50도가 넘는 열기를 피하기 위해 눈을 뺀 모든 신체를 가린 채 비지땀을 흘리며 작업을 하고 있다. 쿠웨이트 남부 ‘미나-압둘라(Mina-Abdullah) 석유화학 단지. 고속도로를 달려 현장에 도착한 자동차 온도계가 믿기 어려운 숫자를 표시한다.‘섭씨 52도.’ 과연 열사(熱砂)의 땅이다. 단지 입구 가까운 곳에 LG건설이 공사 중인 OCR(On-Stream Catalyst Replacement:공장 가동 중 촉매교환) 현장이 있다. 현장은 휘발성 물질의 매캐한 냄새에다 지표에서 뿜어내는 열기가 더해 숨 쉬기 조차 힘에 부친다. ‘윙윙’거리는 소음은 바로 옆 사람의 말조차 알아듣기 어렵게 한다. 그렇지만 이 같은 더위에는 이미 익숙해진 듯 인부들은 정해진 공정에 따라 일사 분란 하게 움직였다. ◇'오일 대국' 꿈꾸는 쿠웨이트= 오는 10월 완공을 눈앞에 두고 한 건의 사고 없이 200만 인시(人時) 무사고 기록을 세우고 있지만 현장은 여전히 긴장상태다. “기존 공장을 가동하면서 낡은 설비를 순차적으로 교체하고 일부 설비를 추가하는 공사입니다. 370도와 170기압의 고온ㆍ고압 상황에서 가동되고 있기 때문에 한 순간의 실수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안국기 소장의 긴장된 목소리다. LG건설은 지금까지 몇 차례 고비를 넘겼다. 3,000톤급 초대형 크레인과 특수 트레일러를 동원하는 007작전 끝에 1,100톤에 달하는 2기의 반응기를 설치했다. 올 3월에는 1,000만 달러가 넘는 압축기를 운송하던 트럭이 전복돼 항공편으로 제작사인 일본에 긴급 공수하기도 했다. 왕복 항공료만도 100만 달러가 넘게 들었다. 공사가 끝나면 이 공장은 고급 경유 생산 능력이 하루 6만6,000배럴에서 8만4,000배럴로 늘어나게 된다. 촉매 교체 시기가 종전의 12개월에서 18개월로 길어지면서 가동 시간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안 소장은 “쿠웨이트는 앞으로 석유화학을 비롯, 발전과 석유 프로젝트를 잇따라 발주할 예정”이라며 “‘오일 대국’으로 군림하다 걸프전 이후 이라크전 종전까지 10년간 투자를 못해 이웃 나라에 주도권을 내준 쿠웨이트로서는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쿠웨이트는 석유 시설을 증설, 하루 생산 능력을 220만 배럴에서 2010년까지 300만 배럴로 늘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쿠웨이트 조달청은 올해 석유 및 석유화학, 발전소, 담수공장 등 60억 달러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발주할 예정이다. 우리 건설업체는 이 가운데 20억 달러 이상 수주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현재 8억 달러 규모의 아로마틱(방향족 탄화수소) 프로젝트가 발주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LG건설과 현대건설, SK건설 등 국내 업체간 경쟁으로 압축된 상태다. 또 에틸렌 분해공장 등 석유화학 플랜트와 석유채굴, 발전소 등이 잇따라 발주될 예정이다. ◇'무덤'이 '요람'으로= 건설업계에서는 그 동안 쿠웨이트를‘건설업체의 무덤’으로 불러왔다. 중동 붐 속에서도 유독 쿠웨이트에서는 돈을 벌기 보다 오히려 손해만 입고 나왔기 때문이다. “밑지는 장사라도 일단 프로젝트를 따내기만 하면 나중에 융통성을 발휘, 이익을 남기는 식이였다”는 모 건설업체의 한 임원은 “쿠웨이트의 깐깐한 감리는 국내 건설업체들의 이런 관행이 먹혀 들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저가 출혈경쟁이 고스란히 손해로 이어진 것. 그러나 과거의 쓴 경험은 새로운 도약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건설업체는 이제 “돈 되는 사업만 한다. 기술로 승부해 제 값에 낙찰 받겠다”는 마음가짐이다. 최근 몇 년 사?수주한 프로젝트는 버릴 것은 버리고 실속을 따져가며 따낸 것이다. 실제 LG건설의 OCR 프로젝트는 위험한 공사인 만큼 확실한 고수익이 보장되는 프로젝트다. LG건설은 최근 완공한 탈황설비의 준공 기간을 1개월 앞당겨 250만 달러의 보너스를 챙기기까지 했다. 현재 국내 건설업체가 공사 중인 쿠웨이트 현장은 9곳으로 공사금액은 15억7,000만 달러에 달한다. SK건설과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석유화학 공장은 기존 공장을 개량하는 작업이다. LG건설 유건준 상무는 “이제 저가 과당 경쟁을 지양하고 돈 되는 프로젝트만 하는 분위기”라며 “쿠웨이트가 과거의 오명을 벗고 건설업체의 요람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4-08-2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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