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조립공장’ 중국의 수출구조가 빠르게 고도화하면서 세계 물가 안정효과를 약화시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은행은 5일 ‘중국 수출입 구조변화와 시사점’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중국이 그동안 저가 공산품을 수출하면서 세계 물가수준을 안정시켰지만 중국 수출가격이 상승하면서 이러한 물가안정 효과가 약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ㆍ2006년)는 지난 2001~2005년 대 중국 수입에 의한 소비자물가하락 효과가 미국이 연 0.11%포인트, 유로지역이 0.19% 정도인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중국 수출단가가 상승하면서 물가하락 효과는 줄어들고 대신에 중국산 수입제품 가격 상승→수입물가 상승→기업의 가격 인상→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수출단가는 2003년 이후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전환됐다. 수출단가가 상승한 원인은 우선 중국의 수출구조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기존에는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중간재를 수입해 소비재나 저기술 자본재를 만들어 주로 수출해왔다면 이제는 컴퓨터ㆍ정보기술(IT) 등 고기술 제품을 수출하는 비중이 40%에 육박하는 등 고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원가 상승과 위안화 절상 등 가격상승 압력도 수출단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2005년 이후 중국의 인력부족에 따른 임금 상승, 정부당국의 최저 임금 인상과 유류ㆍ전력 등 에너지 가격 상승,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기업부담 증가 등이 생산원가 상승을 이끌었다.
보고서는 “과거와 같이 중국 수입의 물가하락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고 오히려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러나 동남아 저소득국들이 저가품 생산ㆍ수출을 대체하거나 중국의 중간재 공급확대가 가격 하락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