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의 DNA는 다르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강하고 빠른 뉴 삼성전자' 진두지휘


글로벌 경제위기를 맞아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은 위기를 극복하고 체질 강화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단순히 위기를 넘기는 것이 아니라 위기 이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갖춰 나갈 수 있도록 하는데,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본사기준으로 9,4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부회장은 조직개편과 현장경영 강화, 그리고 창조경영, 시장경영 확대 등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글로벌 시장 축소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올 1분기 전 분야에서 경쟁사 대비 경쟁력 격차 및 시장점유율을 지속 확대하는 '초격차(超格差) 확대'를 달성할 수 있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조직개편을 통해 삼성전자의 조직을 2개 사업부문으로의 전환시켰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위기를 대도약의 기회로 삼아 온 삼성만의 성공 DNA를 접목해 IMF 이후 또 한번의 '퀀텀 점프(Quantum Jump)'를 시도하는 한편 전임원의 3분의 2를 보직 순환하는 등의 인사 쇄신을 단행했다.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강하고 빠른(Strong & Speedy)' 뉴 삼성전자로의 재편에 나선 것이다. 4개 사업총괄을 세트와 부품 등 2개 사업부문으로 재편, 강한 조직을 만들었다. 세트를 담당하는 DMC(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부문은 과거 디지털미디어총괄과 정보통신총괄을 묶은 조직이며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은 반도체와 LCD총괄을 합친 개념이다. 부문별 특성에 맞는 새 조직으로 '업의 특성'을 살리는 시너지 효과를 앞세워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이 부회장은 "유무선기기, TV, MP3, 카메라, 휴대폰, PC 등이 서로 각자 있으면서 하나의 통합된 컨버전스를 실행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조직과 기술을 통합해 시너지를 더욱 배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또 본사의 기능ㆍ조직ㆍ인력을 대폭 현장으로 이관해 의사결정 스피드를 높였다. 경영지원총괄을 아예 없애고 사업부문 자체로 현장 완결형 의사결정 구조로 전환한 것이다. 본사 인력 1,400명 가운데 200명을 제외한 1,200명을 전원 현장에 전진 배치한 점도 이 부회장의 과감한 속도 경영을 잘 드러낸다. 이 부회장은 "본사인력을 대거 현장으로 내려보내 의사결정 시스템을 제고, 스피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또한 위기를 대도약의 기회로 삼아 온 삼성만의 '성공 DNA'를 접목, IMF 이후 또 한 번의 '퀀텀 점프(Quantum Jump)'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 임원의 3분의 2 이상이 보직 순환 등 사상 초유의 '인사 쇄신'을 통해 글로벌 위기를 정면 돌파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에서 잘 알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이와 더불어 세계 주요 거래처들과의 긴밀한 협조관계 구축 및 기술개발 등을 통한 경쟁력 확보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위기이후 다른 경쟁사들을 제치고, 세계 초일류 IT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하기위한 바닥을 다지고 있는 것이다. 올들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기술격차가 확대되고 LED TV 등 신제품 출시를 통해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삼성전자의 특유의 돌파력이 살아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최고경영자의 노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 부회장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창조경영을 실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창출, 실행될 수 있는 조직문화 혁신이 이뤄져야 하며 신수종 사업과 기술을 미리 발굴하는 기술준비경영, 또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는 시장 중시 경영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이를 위해 보고와 지시 위주이던 회의를 토론 중심으로 바꾸고 도전과 실패를 용납하는 문화가 도입하려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근무복장 자율화, 자율출근제 등 획기적인 변화를 토해 '열심히 일하는(Work Hard)' 문화에서 성과와 업무를 중심으로 '효과적으로 근무하는(Work Smart)' 창조적 조직문화 구축하는 게 그의 목표다.
■ 경영철학

"문제와 답은 현장에 있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늘 강조하는 말이다. 고객과의 접점 뿐 아니라 생산, 물류, 협력업체 등 현장에 자주 나가 문제를 정확히 파악해 신속하게 해결하는 동시에 부가가치가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 현장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기흥사업장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사업장 내 사내 식당에서 격의 없이 임직원들과 함께 자주 식사를 하면서 대화하고 경청한다. 또 최근 해외 출장 외에도 수원, 기흥, 탕정, 구미 등 지방사업장을 수시로 방문하면서 현장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집무실에는 푹신한 소파 대신 10여명이 앉아 회의할 수 있는 탁자가 놓여 있다.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자는 생각에서 해당 업무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임원들도 회의에 참석해 실질적 성과를 만들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두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반도체 사업 진출 당시 이 부회장이 사무실에 야전침대를 갖다 놓고 결국 사업을 성공시킨 일화는 지금도 유명하다"며 "이 부회장 집무실의 회의 탁자는 그 때 그 심정으로 비치한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바람 나는 일터' 또한 이 부회장의 중요 목표 가운데 하나다. 조직 내, 사업부문간, 또 외부 협력사와의 관계에서도 서로 배려하고 협력하는 유연하고 개방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개방적이고 벽이 없는 조직,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신바람나는 일터를 만들어 세계 최고의 GWP(Great Work Place)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재원기자 He is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은 1946년 대구에서 출생,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1968년 삼성전관에 입사하면서 삼성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이후 기흥공장장(1985년), 반도체 총괄 대표이사 사장(1996년) 등을 지냈다. 이 부회장은 몇 안 되는 글로벌 반도체 전문가이자 반도체 강국 한국을 있게 한 주역이다. 그는 미국, 일본 등으로부터 D램 기술을 이전 받아 양산으로 연결시켰으며 1983년 국내 최초로 기흥에 VLSI 라인을 건설하는 등 한국에 반도체가 뿌리 내리는 데 일등 공신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CEO를 맡아 삼성의 핵심 계열사를 이끌며 그룹의 구심점 역할을 무난하게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강남 서초 사옥이 아닌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에서 보내며 또 다른 신화 창조를 위해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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