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광주 지오메디칼 생산공장에서 직원들이 컬러 콘택트렌즈를 제조하고 있다. 지오메디칼은 세계 30개국에 진출해 해외매출이 전체의 절반을 넘어서는 등 수출 유망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진제공=지오메디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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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콘택트렌즈 전문업체 지오메디칼의 광주 생산공장. 눈에 닿는 렌즈를 만드는 곳답게 방진복과 마스크를 착용해야 공장 내부로 들어설 수 있을 정도로 위생 관리가 철저했다. 공장 내부로 들어서자 직원들이 1㎛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기 위해 최첨단 기기 앞에서도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박화성 지오메디칼 대표는 “지난 2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신성장기반자금을 바탕으로 구축한 ‘완전몰드캐스팅시스템’ 덕에 생산능력이 월 50만조에서 500만조까지 10배가 늘었다”며 “직원 수도 반년 만에 45명이 늘 정도로 회사가 급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책자금과 고용창출은 언뜻 보기에 전혀 교집합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 보면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자금이 고용창출을 잇는 가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정책자금으로 설비를 늘리고 또 신제품을 개발해 매출이 발생하면 고용 확대가 수반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
실제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정책자금 지원 기업들의 고용창출 효과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에는 20.3% 가량 고용이 증가했으며 올해는 9% 수준의 고용 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진공의 한 관계자는 “창업초기기업 및 녹색ㆍ신성장, 문화콘텐츠 등 전략산업 영위기업에 지원을 강화해 더 많은 일자리 창출을 유도할 계획”이라며 “정책자금 지원으로 신규 고용을 준비 중인 업체에 대해서는 융자 금리를 인하하는 등 적극적인 인센티브 지원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2년 설립된 콘택트렌즈 전문기업 지오메디칼도 정책자금 지원 이후 반년 만에 직원 수가 150여명까지 증가하며 어엿한 중견기업의 면모를 갖출 수 있었다. 이는 기존 인원의 3분의 1에 이르는 대규모 충원이다. 설비투자를 위한 과감한 결단과 중진공의 시의적절한 자금지원이 상승작용으로 일군 성과였다.
회사는 전자와 고분자를 전공한 전문인력들을 확보하며 ‘광ㆍ신소재기술연구소’를 설립, 독자 기술이 접목된 ‘지오 염료렌즈’를 출시, 대박을 터뜨릴 수 있었다. 지오 염료렌즈는 소비자가 원하는 색상이나 사진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눈에 자극을 최소화한 맞춤형 콘택트렌즈이다. 지오메디칼은 또 산소투과도 및 착용감을 개선한 새로운 소재를 개발, 해외 시장 진출에도 성공했다. 회사의 관계자는 “‘엔젤컬러’라는 브랜드를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생산해 까다로운 일본 시장의 문턱을 넘었다”며 “뛰어난 기술력과 품질은 지오메디칼의 든든한 자양분”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우수한 인재들과 해외 판로개척에도 성공했지만 지오메디칼은 또 다른 난관에 부딪혔다. 해외에서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 관리기준(GMP) 인증을 획득하며 차곡차곡 수출을 위한 기반을 다져나가던 회사는 턱없이 부족한 생산능력에 발목이 잡혔다.
박 대표는 “수작업과 자동화방식을 결합한 세미몰드 캐스팅방식으로는 콘택트렌즈 월 50만조를 생산하기도 벅찼다”며 “최소 월 500만조 이상 생산능력을 확보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지만 완전몰드캐스팅시스템을 구축하려면 30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필요해 발만 동동 굴렀다”고 전했다.
이 때 지오메디칼에 ‘구원투수’가 돼주었던 것 역시 정책자금이었다. 중진공은 지오메디칼의 성장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11억4,400만원이라는 자금을 선뜻 지원했다. 그는“설비투자는 한 단계 도약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선택이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비용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게 사실”이라며 “고용창출과 해외에서 국위선양에 기여하는 중소기업으로서 미래 가치를 인정 받아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마중물’ 같았던 중진공의 지원을 바탕으로 지오메디칼은 지난 2월 완전몰드캐스팅시스템을 실용화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때마침 해외 주문도 몰려들었다. 150여명에 이르는 직원들이 밤낮없이 일해도 납기를 맞추기 힘들 정도로 새로운 시스템이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박 대표는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만큼 올해는 지난해보다 50% 성장한 150억원의 매출액을 거두는 것이 목표”라며 “비단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 또 그 이후에 지오메디칼이 어떻게 성장해 나갈지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