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의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홍명보호 태극전사들과 붉은악마들의 염원이 대한민국을 물들이며 승전보와 함께 국내 경기 전반에도 활기를 불어넣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러한 큰 스포츠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진한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한국은 1988년 일찌감치 올림픽을 개최했고 월드컵과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굵직한 국제 규모의 스포츠 행사를 치른 스포츠 강국이다. 그러나 일본이 1964년 도쿄 올림픽을 통해 미즈노와 아식스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시킨 것을 비춰보면 우리는 세계적인 규모의 대회를 수차례 개최하고도 이렇다 할만한 브랜드를 남기지 못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넘어 국가적인 손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골프 시장만 해도 그렇다. 대한민국은 골프에 있어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큰 시장 규모를 자랑한다. 박인비가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최경주·양용은·배상문·노승열 등 남자 선수들도 한국골프의 힘을 과시한다. 선수와 산업이 동시에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두루 갖췄다는 말이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이 유수의 글로벌 골프용품 브랜드를 키워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한 것에 반해 한국은 상당 부분 수입과 소비 주체에 머물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윈엔윈스포츠·진글라이더·볼빅·휠라코리아 등 스포츠산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스포츠산업발전위원회 설립을 통한 체계적인 관련 산업 육성계획을 밝힌 것은 환영할 일이다. 이에 발맞춰 관련 기업들도 한국골프산업연합회를 출범시켜 브랜드 경쟁력을 갖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선진국의 기준은 누가 세계적인 브랜드를 많이 가지고 있느냐로 평가될 것이라고 한다.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라면 국가 차원에서 발굴하고 그에 대해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글로벌 브랜드 육성을 위해서는 국민 스스로가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에 대해 자부심과 애정을 갖는 것도 필수 조건이다. 물론 기업이 월드클래스의 기술 경쟁력을 보유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 기술력과 정부의 지원, 국민의 사랑이 융합될 때 메이드 인 코리아의 브랜드가 세계적으로 성장해 국가 미래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