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주행저항값이 주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차가 도로를 달릴 때 노면이나 타이어, 길 위에 있는 요철 등에 따라 저항을 받는다. 자동차의 무게도 관련이 있다. 정부는 지난 해 11월 연비 측정 때 '주행저항값'을 반영하도록 했다.
새로운 연비측정 변수가 생기면서 연비가 떨어졌다는 게 수입차 업체들의 얘기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강화된 주행저항값을 반영해 연비를 측정하다 보니 연비가 크게 낮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폭스바겐의 '골프 1.6 TDI 블루모션'은 ℓ당 18.9㎞에서 ℓ당 16.1㎞로 17.3% 낮아졌다. 푸조 '308 1.6 디젤'은 ℓ당 18.4km에서 16.2km로 13.5% 조정됐다. BMW '118d' 연비는 ℓ당 18.7km에서 ℓ당 17.4㎞로 하락했다.
하지만 이게 다는 아니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연비 사후 관리가 강화와 관계없이 수입차 업체들이 연비 과장에 따른 이미지 악화를 우려해 측정값 중 가장 보수적인 값을 신고해 연비가 10%씩 큰 폭으로 낮아진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수입차 업체들이 실제보다 다소 과장되게 연비를 신고해왔고 '뻥연비'가 계속 문제가 되자 보수적으로 신고했다는 얘기다.
'유로6' 기준 적용으로 디젤 엔진만 변경
②디젤 모델만 연비 낮아졌다?
맞다.
이번에 연비가 하락한 차량은 공통으로 디젤 모델들이다. 주행 저항값 등 연비 측정에 영향을 주는 기준이 강화됐다면 가솔린 모델 연비 역시 낮아져야 한다. 하지만 가솔린 모델 중 연비가 크게 하락한 경우는 없다.
수입차 업체들은 9월부터 강화되는 배기가스 기준인 '유로6'가 디젤 엔진에 적용되다 보니 가솔린 모델은 연비 하락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정업체 위한 연비기준 변경 아냐
③현대기아차를 위한 음모다?
아니다. 최근의 연비기준 변경은 특정업체와는 관계가 전혀 없다.
현대차의 '쏘나타'와 기아차의 신형 'K5'의 1.7 디젤 모델의 연비는 리터(ℓ)당 16.8km다. 연비가 좋기로 소문난 웬만한 수입차보다 더 높다. 현대차 관계자는 "7단 DCT를 비롯해 초고장력강판을 적용해 차체 무게를 줄이면서 연비가 더 좋아졌다"며 "정부 기준이 강화되기 전부터 정해진 규칙에 따라 보수적으로 연비를 측정해왔기 때문에 연비에 큰 변화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비하락 계속될 수도… 현대차도 예외 없어
④연비 하락 수입차 또 나온다?
그럴 가능성이 높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향후 출시할 차량 역시 강화된 정부 기준에 맞춰 보수적으로 연비를 측정 신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비 하락을 예상할 수 있있는 대목이다. 현대기아차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스타렉스' 등 유로6 기준이 아직 적용되지 않은 차량은 앞으로 새로운 엔진 장착 후 연비 측정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반드시 연비가 높아질 것이라고 장담하긴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