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돼 올 들어 이상급등 현상을 보였던 미래산업의 창업주가 돌연 보유주식을 전량 내다 팔았다. 이에 따라 미래산업은 최대주주가 우리사주조합으로 바뀌었다. 미래산업은 19일 공시에서 최대주주가 정문술씨 외 4인에서 우리사주조합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최대주주가 변경된 것은 창업주이자 기존 최대주주였던 정씨가 보유주식 7.49%(2,254만6,692주) 전량을 장내에서 팔았기 때문이다. 또 특수관계인인 양분순씨와 권순도씨, 권국정씨도 각각 139만159주, 61만6,492주, 14만4,422주를 매도했다.
최대주주 등의 보유지분 처분 소식에 미래산업 주가는 하한가까지 추락했다. 미래산업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이날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는 소식에 장 중 한때 1,550원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창업주인 정씨 등이 주식을 대량 매각해 회사 주인이 바뀌었다고 알려지면서 가격제한폭인 14.80%(205원) 떨어진 1,180원에 장을 마감했다. 미래산업은 창업주인 정씨가 안 원장과 친분이 있다는 소문에 대표적 정치 테마주로 분류됐던 종목. 올 초 300원대에서 움직이던 주가는 지난 13일 2,245원까지 치솟는 등 이상급등 현상을 보인 바 있다. 정씨는 1983년 미래산업을 설립한 창업자로 1999년 이후 경영에서 손을 뗀 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최대주주 지위만 유지하고 있었고 회사 경영은 전문경영인인 권순도 대표가 맡고 있다.
미래산업 측 관계자는 "최대주주 변경 사실은 회사 내 직원들도 오늘에서야 알게 됐다"며 "정씨 등은 14일 주식을 대거 처분했다는 소문만 있을 뿐 아직까지 제대로 알려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갑작스러운 최대주주의 주식 매도에 회사 직원들도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며 "공시상 우리사주조합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고 밝히긴 했으나 최근 테마종목으로 묶여 거래량이 크게 증가한 탓에 실질 주인이 누구인지는 앞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래산업은 최근 들어 거래대금이 크게 늘며 손 바뀜이 심한 종목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이날 미래산업의 거래대금은 5,119억원으로 국내 대장주인 삼성전자(3,154억원)보다도 2,000억원가량이 많았다. 11일과 17일에도 거래대금이 삼성전자를 웃돌며 유가증권시장 내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거래량 급증 속에 이상급등 현상이 이어지자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작전세력의 불공정거래 행위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정치 테마주의 불공정거래 행위 색출에 나선 상태다. 이들 최대주주나 임원 등이 외부 작전 세력과 연계하거나 스스로 시세조종과 같은 불공정거래 행위를 할 수 있는 개연성이 있는 만큼 다각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측 한 관계자는 "현재 정치 테마종목들의 최대주주 등이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행위가 있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며 "공시 없이 매도 사실을 숨긴 부분까지 조사하려면 시일이 좀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